지난 1월 마이크 로우랜드가 보스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할 때 워낙 돈이 없어 은퇴 구좌를 털어야 했다. 지난 주 그는 2명의 투자가들과 2 유닛 아파트를 100만 달러에 샀다. 주택 융자를 얻는데 정부 보증이 있었기 때문에 큰 돈을 다운할 필요가 없었다. 로우랜드(27)는 “이런 큰 론을 얻을 수 있다니 믿을 수 없다”며 “정부 관리가 왔다면 대환영을 해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소득층 위한 FHA 론 부자동네까지 확대
70만달러짜리 집 사는데도 3.5%만 다운
망가진 주택 시장 부양을 위해 정부는 모기지 보증을 중산층은 물론 부유층까지 해주는 등 전통적인 부동산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2007년까지만 해도 정부는 미국에서 가장 비싼 지역의 하나인 샌프란시스코 지역 모기지 보증은 하나도 해주지 않았다.
맨해튼이나 샌타모니카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부동산을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알아서 거액의 다운 페이먼트를 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그러나 이제 정부는 주 평균 6개의 모기지 보증을 해주고 있다. 부동산 업자들은 이것이 워낙 좋은 딜이라 이를 이용한 부동산 거래가 늘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정책 변화는 임시적으로 실시되고 있지만 워낙 인기가 높아 중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 재정이 어려운 상태에서 이처럼 보증을 늘리는 것은 나중에 납세자들에게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IRS는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 세금 혜택을 주고 있으며 곧 더 비싼 집을 사는 사람들에게까지 이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금도 많은 부정에 시달리고 있다. 모기지 정부 보증을 해주고 있는 FHA(Federal Housing Administration)는 자금이 바닥이 나고 있는데도 3년 전보다 4배나 많은 보증을 해주고 있다. 지난 주 모기지 은행가협회는 FHA 보증 모기지 6개중 하나가 연체 상태라고 말했다.
FHA 보증은 전통적으로 은행이 요구하는 20%의 다운 페이먼트를 할 수 없는 소수계나 저소득층을 위해 마련됐다. 구입자는 정부 승인을 받은 융자자로부터 론을 얻는 대신 자신의 수입과 자산을 보고하게 돼 있다. 또 론 액수의 1.75%에 달하는 보험료를 내야 한다. 그러나 그 대신 집 사는데 3.5%만 다운하면 된다.
수십 년 동안 FHA는 텍사스나 미시건 같은 집값이 싼 지역에 주로 보증을 서 왔다. 론 액수에 대한 제한 때문에 서부나 동부 해안 지역은 해당 자격이 없었다. MDA 데이터퀵에 따르면 2007년 가주 전체에서 FHA 론을 받은 경우는 4,400 건에 불과했고 샌프란시스코에는 한 건도 없었다.
그러나 2008년 경기 부양안에 들어 있는 FHA 론 한도를 72만 9,750달러로 올리기로 한 조항이 이를 바꿔 놨다. 로우랜드가 산 2 유닛 아파트 같은 경우는 93만4,200달러까지 보증이 가능해졌다.
로우랜드의 부동산 에이전트인 마이클 애커맨은 “샌프란시스코에 FHA이 가능하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한도가 높아지자 약삭빠른 구매자들이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FHA는 올 들어 지금까지 가주에서 10만7,000건의 론을 보증했으며 그 중 270건이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이뤄졌다.
FHA 론을 얻은 콘도는 큰 뉴스거리다. 1베드룸 아파트가 50만 달러를 호가하는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지역의 246 유닛 아파트인 소마 그랜드는 지난 여름 FHA 론을 받았다. 그 후 여러 명의 구매자가 이 론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 오리건 포틀랜드에 사무실을 갖고 있는 개런티 모기지사의 경우 전체 론 중 FHA 론이 차지하는 비율은 수년 전 3%에서 이제 15%로 늘었다. 이 회사 판매 책임자인 밥 시퍼트는 “FHA 론 때문에 많은 딜이 성사됐다”며 전체 모기지 중 1/4이 머지 않아 FHA 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FHA 론 이용자 가운데 일부는 20%를 다운할 돈이 있지만 이를 주식 투자나 리모델링에 쓰겠다고 말했다. 로우랜드 같은 사람들은 다운을 할 돈이 아예 없다.
그의 파트너 중 하나인 마이클 비더는 “우리는 한 해 더 기다릴 각오였는데 FHA에 대해 듣게 됐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지만 이것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줬다”고 말했다. 이들은 3,3000달러의 다운 페이먼트를 셋이 나눠 냈다.
FHA 론이 샌프란시스코 지역 판매를 늘림으로써 고가 부동산 시장을 돕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또 하나의 버블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FHA를 관할하고 있는 연방 주택 도시 계획부의 케넷 도노후 감사는 높은 론 한도가 FHA에 대한 잠재적 위험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 FHA는 차압이 늘면서 현찰 보유고가 연방 의회가 정한 하한선 밑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도노후는 “고가 주택 론이 상환되지 않으면 저가 론 2~3개가 상환되지 않는 것과 같다”며 “FHA가 원래 이런 고가 주택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높은 론 한도가 이미 심각한 문제인 사기꾼들이 꼬여드는 것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FHA 론을 하고 있는 에이전트들도 장기적인 악영향을 우려한다. 판매 커미션이 6%에 달하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미니멈 다운 페이먼트만 한 사람은 앉아서 손해를 보게 된다. 또 과거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좋은 투자처였지만 지난 수년간은 이것이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님을 보여줬다.
퍼시픽 유니언에서 일하고 있는 아일린 버밍햄은 “이것이 다음 부동산 하락의 전조는 아닌가”라며 “다운 액수가 이렇게 작으면 어떻게 사람들이 다시 투기 열풍에 말려드는 것을 막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데이빗 스티븐스 FHA 커미셔너는 구입자들이 산 집에서 살아야 하는 실수요자들이기 때문에 론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집에서 살려는 사람들이지 투기꾼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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