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불안하던 일이 결국 터지고 말았다. 오렌지카운티의 가주 유니온 신학교에서 대규모로 가짜 학생비자를 팔아오다 이민세관단속국에 적발되었다. 학교 운영자인 오재조 목사는 비자사기 혐의로 체포되었다. 오목사는 오렌지카운티 한인목사회 회장까지 역임한 인사여서 커뮤니티의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생비자가 합법적 체류신분 유지 목적으로 이용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학교나 한의대 유학원 등에 등록해 공부도 하고 체류신분도 유지하면서 미국생활을 시작한 한인들은 부지기수다. 공부가 생업으로 연결된 성공적인 사례도 많이 있다. 그런데 일부 학교·학원들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비자 장사에 나서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돈만내면 학교 출석 안 해도 학생비자 준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이번 유니온 신학교 케이스로 소문이 사실임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이민단속국 수사에 따르면 이 학교는 목회학, 종교교육, 한의학, 기독교 교육 등의 과정이 있다고 선전했지만 실제로는 강의 자체가 개설도 되지 않았다. 학교 측은 300여명에게서 학비명목으로 매달 수만 달러를 챙기고 학생비자만 유지해주었다니 이렇게 쉬운 돈벌이가 없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공부는 필요없고 비자만 필요해서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눈 가리고 아웅’인데 수백명이 개입된 부정행위가 언제까지나 적발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미국 수사당국의 특징은 철저함이다. 혐의가 있다 싶으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철저하게 파헤친다. 이번 유니온 신학교 케이스만해도 3월부터 10개월 동안 수사 끝에 지난 22일 오목사를 체포했다. 수사는 1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연루된 이민 브로커, 유학원, 가짜 학생들을 색출한다고 하니 파장이 얼마나 클지 알 수가 없다.
모든 가짜는 칼날의 꿀이다. 달콤한 맛에 빠져 자꾸 탐하다보면 결국 혀를 베고 만다. 그러잖아도 한인사회 하면 ‘가짜’ 이미지가 지워지지를 않고 있다. 상표 도용, 가짜 명품 단속 때마다 한인업체들이 빠지지를 않는다. 이제 학교도 학생도 ‘가짜’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100여년 이민역사의 커뮤니티가 언제까지 ‘가짜’ 오명을 달고 다닐 것인가. 이미지 개선을 위한 각계의 자정노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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