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이란 그리 길지 않은 미국 생활을 하면서 함계선씨가 얻은 소중한 것들은 세어 보면 적지 않다. 그 중에도 목요일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기쁨은 무엇과도 비길 수 없을 것 같다.
“성탄절이나 행사 때에 굿스푼을 간간히 도와주고 있었죠. 그러다 보니 내부 사정을 조금 알게 됐고 목요일에는 급식 스케줄이 없다는 걸 확인했죠. 내가 해보자 생각하고 있었는데 주위에 비슷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있더라구요. 오랜 친구처럼 뜻이 맞으니까 쉽게 행동으로 옮겨지더군요.”
지난 달부터 목요일 아침 마다 굿스푼 부엌으로 출근하는 사람은 함씨를 비롯해 이창숙, 김미선, 김은혜, 이미희, 임충매, 김영자씨. 굿스푼을 많은 교회들이 돕고 있지만 목요일 봉사팀 참여자들이 전부 크리스천은 아니다.
또 조직도 없고 마땅한 명칭도 아직 없다. 그저 ‘목요여성 봉사팀’으로 통하는 이들의 만남과 섬김은 이렇게 시작됐다.
아침 일찍 굿스푼에 도착한 봉사팀은 부엌 냉장고에 준비된 음식 재료들을 먼저 조사한다. 어떤 종류의 재료들이 있는지에 따라 메뉴는 달라지는데 11시에 예배와 함께 급식이 시작되기 때문에 재치 있는 판단과 결정이 필요하다. 만드는 음식은 약 30명 분 정도. 월요일과 수요일에 다른 지역에서 실시하는 급식에 비해 양은 적지만 라티노 노동자들이 목요일엔 굶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함씨는 “목요일도 라티노 주민들에게 점차 알려지면 숫자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때는 봉사자들도 더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함씨는 한국 천안대에서 피아노과 교수로 있다가 지금은 부동산업(코너스톤 부동산)에 종사하고 있고 다른 봉사자들도 자영업에 종사하거나 혹은 주부로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들이지만 ‘나눔과 섬김’의 맛을 본 목요여성봉사팀.
조국을 떠나 이국땅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 모험을 마다하지 않았던 한인 여성 이민자들이 코리아 타운으로 통하는 애난데일에 작은 사랑의 꽃밭을 일궈가고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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