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마지막 주정연설에선 두 가지 제안이 우리의 눈길을 끌었다. 캘리포니아 난항의 이면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어서다. 첫째는 대학교육과 교도소 예산관련 주 헌법 개정이고 둘째는 주공무원 은퇴연금 삭감이다.
‘학사모와 가운보다 죄수복에 투자하는 주’가 될 것이냐면서 주지사는 지적했다 : “30년 전엔 일반예산의 10%가 대학교육에, 3%가 교도소에 배정되었었다. 지금은 11%가 교도소에, 대학엔 7.5%만이 가고 있다” 그는 최소한 10%의 예산이 대학교육에 배당되고 교도소엔 7% 이상을 쓰지 못하도록 주 헌법을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주 공무원 연금 비용은 지난 10년 사이 2,000%나 올랐다. 전임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 시절 작품이다. 같은 기간 세수입 증가는 겨우 24%에 그쳤다. 어떻게 주 재정이 파산상태로 치닫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현직 공무원의 연금혜택은 손댈 수 없지만 신규채용 공무원들의 연금혜택은 삭감해야 한다고 슈워제네거는 역설했다.
두 제안 모두 실현 가능성은 요원하다. 무엇보다 큰 장애는 노조다. 주지사가 첫 제안의 대책으로 제시한 교도소의 민영화엔 교도관 노조가 극력 반대할 것이고, 연금 삭감엔 공무원 노조가 필사 반대에 나설 것이다. 노조는 민주당의 가장 큰 정치지원 세력이다. 민주당의 반대로 원내 실현이 물 건너가면 원외에서 캘리포니아의 만병통치약, 주민발의안이 봇물을 이룰 것이다. 초당적 협력 없이는 자칫 현상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일자리 창출과 세제 개혁, 교육 향상과 기간시설 개선…이제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고 전제한 주지사의 주정 연설은 대체로 밝고 긍정적이었다. 이 같은 목표 시행을 위한 주지사의 예산안이 오늘 제출된다. 제발 올해는 주지사의 마지막 열정과 에너지가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기 바란다. 200억 달러 적자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지출의 대폭삭감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약자들을 돌보는 인도적 안전망이 크게 손상되지 않은 예산안을, 금년엔 제발 기한 내 통과시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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