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영국의 BBC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항상 되어 있다’ 면서 ‘조만간이라고 단정해서 말 할 수는 없지만 아마 연내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본다.’ 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정초에 있었던 신년 연설에서 ‘올해 남북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언명한 바는 있었지만 이처럼 ‘열린 마음으로 사전에 만나는데 대한 조건이 없어야 한다’며 어느 때보다 진전되고 구체적인 대북정책을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내외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집권한 이래 이명박 대통령은 ‘비핵 개방 3000’ 이라는 대북 정책을 유지하며 북한에 대해 때로는 아예 무시하거나 외면하고 때로는 적대적으로 상대하다가도 또 어떤 때로는 남북 연락 사무소를 설치하자는 등의 유화적 발언도 해왔지만 그 진정성과 일관성에 대해서는 아무도 신뢰하지 않았었다.
오히려 최근에는 정부가 북한 붕괴를 가상해 이른바 ‘부흥’ 이라고 명명한 비상 계획을 작성했다는 것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데 이어 국무총리실 산하의 한 연구소에서는 ‘2012년 이후에 북한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라는 또 다른 보고서를 발표함으로서 공연히 북한을 자극하는 평지풍파를 일으키기도 하였었다.
이렇게 나가던 이명박 대통령이 갑작스레 남북정상회담의 연내 개최설을 발표한 것이다. 놀란 것은 국민들만이 아니라 바로 옆에서 보좌하는 비서들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그래서 대변인 사퇴설까지 만들며 부랴부랴 그 수위를 낮추려는 소동을 빚었지만 국민들 눈에는 그것이 대통령의 발목을 잡으려는 주변 관료 집단의 저항으로 보이고 말았다.
관료 집단만이 아니라 대통령을 감싸고 있는 극우 보수계 인사들과 몇몇 보수언론들의 발호도 심상치 않아 보인다.
한 보수계 언론은 사설에서 ‘대통령이 조건이 없이 만나자고 하지만 조건은 꼭 있어야 한다.’고 반 협박조로 못을 박더니 이런 때 빠지지 않고 나서는 한 극우 인사는 ‘이 대통령이 미치광이로 변해가는 김정일을 만나기 위해 반국가적인 6.15 반역선언을 존중한다고 약속하는 순간 보수층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적(敵)이 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아예 막가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이들 보수층의 저항을 어떻게 물리치느냐가 중요한 일이지만 그러나 권력의 속성상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이 중대한 민족적 과제를 국내 정치의 돌파구로 삼아서도 안 되지만 야당도 자기네가 할 일을 놓쳤다는 협량한 마음으로 이를 비난하거나 방해해서는 안 된다.
올 해는 때마침 한국전쟁 60주년, 6.15 공동선언 10주년이 되는 해다. 이제쯤은 우리 모두가 성숙한 민족이 될 때도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만은 남북화해를 열망하는 국내외 동포들을 실망시키지 말고 자기가 한 말을 반드시 지켜 나가게 되기 바란다.
김용현 / 한민족평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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