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가 당선되자 많은 불법 체류자들과 이민 개혁 운동가들은 큰 기대를 걸었다. 공화당 내 강경파의 입김에 휩싸여 불법 체류자 단속 강화에 여념이 없던 부시 행정부와는 달리 이들에게도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살 권리를 주자는 민주당 의견이 반영된 행정을 펼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바마 취임 1년이 지난 요즘의 현실은 이와는 전혀 딴판이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미국민들의 불만이 높고 중심 선거 공약이었던 의료 개혁마저 공화당의 반대로 발목이 잡혀 있는 지금 오바마 행정부가 이민 문제에 신경 쓸 겨를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불법 체류자들이 미국민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잘못된 일부 국민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불법 체류자 단속에는 부시 행정부 이상으로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한국 유학생 6명이 학생비자 규정 위반 혐의로 마이애미에서 체포됐는데 이들은 I-20 불법 발급 혐의로 적발된 풀러튼 가주 유니온 신학교 재학생들로 면담 중 허위 진술을 했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 당국은 플로리다에서만 80여명의 유학생을 체포, 추방했는데 유학생에 대해 이처럼 강경 단속이 이루진 것은 드문 일이다.
이민당국은 이와 함께 미 전국 기업주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불법고용 단속을 시작, 5개 주 180개 업체에 ‘조사개시 통보’를 발송했으며 고용주에 대한 불법 고용단속을 전국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조사 결과 고용주들이 직원 채용 때 고용자격 확인 절차와 규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날 경우 연방법에 따라 처벌받게 된다.
유니온 신학대 대표 오재조 목사는 100여명의 학생들에게 불법으로 학위를 준 혐의로 현재 기소 중인데 요즘 같은 때 이런 불법을 저지르는 일도 없어야 하겠지만 자칫 과잉 단속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특히 툭 하면 직장을 급습, 폐쇄하고 불법 체류자 고용을 이유로 기업주를 처벌하는 행위는 정부가 져야할 책임을 고용주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가뜩이나 실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경제에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민 당국이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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