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노력 끝에 LA 카운티 미술관(LACMA)에 영구적 한국관이 생겼고 지난 27일부터 조선시대 왕실 미술품이 전시되고 있다. 그 중에는 국보 3점과 17점의 보물이 포함되어 있다.
문화재란 무엇인가. 하늘이 내린 자질을 가진 우리의 선조들이 전력을 다해서 이루어낸 작품들을 우리 후세에게 남긴 것이다. 지금의 예를 들면 김연아가 문화재급의 인물이어서 그의 기록과 영상물은 앞으로 한국의 문화재로 남지 않겠는가.
김연아는 피겨 스케이팅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 올리면서 세계기록을 계속 경신해 왔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김연아의 타고난 자질도 있고 피눈물 나는 오랜 노력이 있었다. 선수를 길러내려면 돈도 많이 들고 적어도 부모 중 한 명은 항상 곁에서 선수를 돌봐야 한다.
한국의 문화재가 만들어진 데는 김연아 같은 예술인의 자질과 노력이 스며있다고 믿는다. 문화재를 감상할 때 그 작품에 스며있는 장인의 자질과 노고를 생각해 보면 느낌도 다를 것이다.
지난해 9월 한국관 개막기념 전시에는 김홍도의 그림이 있었고, 고려자기와 이조 초기의 분청도 있었다. 특히 국보 78호 금동 미륵 반기사유상은 6세기 후반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보물로 그 미소와 자태의 아름다음은 모나리자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한국 문화재를 보며 한국의 혼에 대한 생각을 했다. 한국어 사전에는 혼을 넋 또는 얼이라 했다. 그리고 넋은 사람의 육체 속에 깃들어 있어 정신작용을 다스리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라 했다.
미국의 혼을 담은 것으로는 미국의 국가와 헌법이 생각난다. 그것들은 미국의 혼이 없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나는 한국의 혼은 한국의 소나무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나는 신촌의 이화여대 앞에서 살았다. 1940년대에는 이화여대 뒤가 소나무 숲이었다. 소나무 숲은 연세대학 뒤를 거쳐 북악산에 이르렀다. 연세대학 정문 옆에는 여러 그루의 낙락장송이 있었다. 그 소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솔향기 품은 바람이 마음을 깨끗하게 해주고 나에게 힘을 주었다
소나무는 한국의 산야 어디에나 있다. 한국 산의 단단한 화강암을 가르고 그 사이로 자라는 소나무의 강인함을 우리는 본다. 바위를 부수고 돌밭을 소나무 숲으로 만든다.
소나무 그림은 궁중에도, 선비의 집에도 서민의 집에도 있었다. 가구에도 소나무가 그려졌다. 공예품에도 소나무를 소재로 한 것들이 많다. 이번에 한국관에 전시된 국보 일월오봉도에도 소나무가 양쪽에서 그림의 중심을 받치고 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소나무와 동질성을 가지고 있는 탓이 아닐까.
한국에서 바위를 가르는 소나무 같은 강인함을 보여준 지도자는 누구일까. 조선시대 말 죽음을 각오하고 개혁을 이끌었던 명성황후, 한국의 기반을 세운 이승만 대통령, 배고픈 국민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빈곤문제를 해결한 박정희 대통령이 떠오른다.
나는 아주 많은 한국인이 한국 소나무 같은 인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것이 한국인의 혼이 아닐까.
문화재를 남긴 예술인은 자기가 가진 한국의 혼을 최대한 작품에 반영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한국인들이 환경과 역량에 따라 한국의 혼을 발휘하고 있을 것이다.
권대원 / KAFT.NE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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