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경찰국이 한인타운 노래방 업주들을 대상으로 운영규정 설명회를 가졌다는 사실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그동안 노래방 영업에 문제가 많았고, 경찰국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LA 경찰국은 노래방 운영관련 불법·탈법행위를 강력한 처벌로 단속하겠다고 천명했다.
한인사회에서 노래방은 독특한 기능을 한다. 젊은 층은 치열한 경쟁사회의 스트레스, 나이든 층은 이민생활의 고달픔을 털어내는 데 노래방만한 곳이 없다. 워낙 노래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보니 남녀노소 친목 도모에 노래방이 빠지지 않는다. 문제는 노래방이 인기를 끌면서 우후죽순으로 생겨 경쟁이 치열해지자 고객 유치를 위한 갖가지 탈법들이 동원된 것이다.
노래방에서 가장 흔한 규정위반은 ‘술과 담배’이다. 주류 판매면허 없이 술을 팔고, 새벽 2시 이후에도 술을 팔며, 실내흡연을 눈감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술을 팔지 않으면 손님들이 찾지 않고, 손님들이 방안에서 담배 피우는 것을 일일이 말리기도 어려운 업주들의 애로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단속이 강화되면 손님 더 유치하려다 아예 영업정지를 당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하겠다. 이런 느슨한 영업태도가 청소년들의 탈선에 일조하는 것도 한인사회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노래방을 둘러싸고 가장 심각하게 제기되는 문제는 퇴폐성이다. 몇년전부터 등장한 도우미 서비스로 인해 퇴폐행위가 조장된다는 우려가 높다. 물론 극히 일부에 한정되기는 하지만 심할 경우 불법매춘으로까지 이어지는 일이 없지 않다고 한다. 한국의 성매매 특별단속법으로 설 자리를 잃은 매춘여성들이 미국으로 들어오고, 미국에서는 불경기 여파로 룸살롱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이들 여성과 손님들이 노래방으로 몰린 것이 배경이다.
노래방은 한인들의 중요한 오락장이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장소로 남아야 한다. 불법·탈법영업 단속을 경찰당국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퇴폐문화가 독버섯처럼 퍼지지 않도록 한인사회가 같이 감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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