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대 LA 한인회장 선거가 파행을 지나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한인사회 각계 인사들이 나서 선관위 재구성을 통한 선거 실시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스칼렛 엄 회장의 무투표 당선을 공고한 선관위원들은 이런 목소리를 무시한 채 당선증을 교부하는 등 납득하기 힘든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직 회장에 의해 구성된 선관위는 엄 회장이 재출마를 선언하면서 공정성과 관련, 의구심을 받아왔다. 이후 선관위의 석연치 않은 행태와 깔끔하지 못한 업무처리를 보면 이런 시선이 전혀 근거 없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엄 회장으로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 파국이 조속히 수습되지 않을 경우 법정 소송 등으로 한인사회가 분열되고 깊은 갈등의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여론에 귀를 막은 채 회장 취임을 강행한다 해도 과연 존경받는 지도자로서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칫 비웃음과 냉소의 대상이 될까 걱정된다.
엄 회장은 순수한 동기에서 재출마를 결심했을 것이라 본다. 이런 순수한 의도와 동기가 커뮤니티 구성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려면 회장으로 선출되는 과정에 어떤 의혹이나 절차상 하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 엄 회장은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파행은 개인의 위신뿐 아니라 더 넓게 보면 한인회의 위상과 관련된 문제이다. 초기 이민사회에서 한인회는 명실상부한 한인사회의 대표 기관이었다. 하지만 한인사회가 커지고 전문화된 직능 단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한인회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엄밀히 말해 한인회의 기능은 이런 단체들을 아우르고 조정하는 어른으로서의 그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도덕적인 바탕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한인회의 위상은 회복 불능의 타격을 입게 돼 있다. 지난 2년 한인회장으로 봉직해 온 엄 회장은 결코 이런 사태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엄 회장이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깨끗이 물러난다면 가장 아름다운 결말이겠지만 여전히 재출마 의사가 있다면 중립적인 선관위 구성 후 선거라는 중재위원회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 엄 회장의 대승적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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