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파이널스’에서 12번째로 맞붙은 ‘영원한 라이벌’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가 결국에서는 최종 7차전에서 패권을 다투게 됐다. 17일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벌어지는 마지막 결투에서 레이커스는 구단 통산 16번째, 셀틱스는 18번째 타이틀에 도전한다.
3년 만에 두 번째로 결승에서 맞붙은 레이커스와 셀틱스가 최종 7차전에서 승부를 가리는 것은 이번이 5번째다. 그 전에 4번은 모두 셀틱스가 이겼다.
그러나 NBA 파이널스에서 7차전 승부는 2005년 이후 처음이자 16년 만에 단 2번째로 이번에 뛸 양팀 선수들 모두에게 생소한 경험이다. 플레이오프만 되면 리그 또는 구단이 돈을 더 벌기 위해 일부러 져 가며 경기 수를 늘린다는 ‘음모론’(conspiracy theory)부터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최소한 NBA 파이널스에서는 보기 힘든 최종 7차전이다. 레이커스의 간판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는 4번 우승을 했어도, 필 잭슨 레이커스 감독은 열 손가락에 모두 챔피언십 링을 끼고 있어도 여태껏 경험해 본 적이 없을 정도.
역대 전적 등 역사는 셀틱스의 편으로 보이지만 운은 레이커스를 따르고 있는 분위기다. 레이커스는 6차전 89-67 압승으로 사기가 오른 반면 셀틱스는 그 경기에서 주전 센터 켄드릭 퍼킨스가 무릎부상으로 쓰러지는 치명타를 입었기 때문이다. 6차전 첫 쿼터에 다친 퍼킨스는 7차전 출전이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시리즈에서 리바운드 싸움에서 우위를 점령한 팀이 매번 이긴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타격이다.
7전4선승제 결승 시리즈에서 2승3패의 벼랑 끝에 몰렸던 디펜딩 챔피언 레이커스는 15일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벌어진 시리즈 6차전에서 화끈하게 받아쳐 3승3패 타이를 이뤘다.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쳐 일찌감치 승부를 가른 경기였다. 코비는 26점에 11리바운드, 파우 가솔은 17점 13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론 아테스트는 15점을 보탰다.
전반에 22점차로 달아난 레이커스는 이날 압승으로 2년 전 결승 6차전에서 셀틱스에 당한 역대 최다 39점차 대패의 수모도 갚아준 셈이다. 셀틱스의 67점은 유타 재즈가 1998년 결승 시리즈에서 시카고 불스를 상대로 올린 54점에 이어 NBA 파이널스 역사상 두 번째로 낮은 득점 기록이기 때문이다.
한편 NBA 파이널스 7차전에서 이긴 원정 팀은 1978년 워싱턴 불렛츠가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6차전에서 18점을 올린 셀틱스 포워드 폴 피어스는 “프레셔가 좋다. 상대가 레이커스인 것도 좋고, 최종 7차전을 적지에서 치르는 것도 좋다. 그 모든 게 매력적인 시나리오”라며 “또 나는 여러 번 우승하지 못하면 역대 최고 선수 중에 하나로 거론되지 못할 신세라는 점도 나를 더 열심히 뛰게 만든다. 셀틱스 유니폼을 입을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드는 게 좋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레이커스의 파우 가솔은 최종 7차전에 대해 “그 경기를 승자로 끝내지 못한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지 상상도 하기 싫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레이커스는 2000년대에 들어 모두 4차례 NBA 정상에 올랐지만 홈 팬들이 보는 앞에서 왕관을 쓴 적은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꺾고 우승한 1999~2000년 시즌이 마지막이었다.
2001년과 2002년, 그리고 작년에는 적지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던 레이커스가 10년 만에 다시 안방에서 샴페인을 터뜨리게 될지가 관심사다.
<이규태 기자>
코비 브라이언트(레이커스)가 결승무대 최종 7차전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
셀틱스 센터 켄드릭 퍼킨스는 6차전에서 무릎을 다쳐 ‘마지막 한 판’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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