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해외에 있는 한글학교에 보급하는 교과서 물량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혀 한글교육 관계자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 재단이 교과서를 보급하는 해외 한글학교는 2,100여개에 달하며 남가주를 비롯한 네바다, 애리조나 등 LA 총영사관 관할지역내 한글학교들도 연간 1만4,000권 가령의 한글교과서를 한국정부로부터 보급 받고 있다.
진흥재단은 교과서 제작비와 물류비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한글학교 관계자들의 우려와 실망은 클 수밖에 없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뤄지는 한글 교육과 뿌리 교육을 이끌고 있는 두 바퀴는 학부모들의 열성과 한국정부의 배려라고 할 수 있다. 정부차원의 체계적인 지원 없이는 한글교육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특히 현 정부는 해외 한인인력을 소중한 한민족의 자산으로 여긴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천명해 왔다. 또 실제로 일부 정책에 이런 인식을 반영하기도 했다. 국가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할 해외 인적 자산을 키우는 일은 한글교육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예산부족을 이유로 한 교과서 보급 축소는 현명한 결정으로 보이지 않는다.
교육은 당장 눈에 보이는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공사가 아니다. 교육의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교육과 관련해 올바른 지침을 만드는 일에는 장기적인 안목과 통찰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번 교과서 보급 축소가 이미 책정된 예산 때문에 불가피하게 내려진 결정이었다면 내년 예산부터는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공관 관계자들은 한글교육과 관련한 현지 실정이 예산에 충실히 반영되도록 내부적으로 의견을 적극 개진해야 하며 일선 한글학교 관계자들은 정부차원의 교육지원이 보다 충분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 한인 단체장들 역시 뉴스의 중심에 서는 이슈만 쫓아다닐 것이 아니라 교육지원 등 한인사회의 미래와 관련해 중요함에도 방치되고 있는 사안들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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