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한 해의 반이 지나고 본격적인 여름철인 7월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쪽에는 여름이 오다 말았나 봅니다. 몇 주째 최저기온이 60도에 머물고, 체감기온 역시 60도 정도로 덥다기보다는 으슬으슬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심지어 수영장에 못 들어갈 정도니 이상기온으로 인해 올 여름 건강관리는 좀 더 각별해야 될 것 같습니다.
본래 여름철 질병의 대부분은 흔히 ‘더위를 먹었다’고 표현하는 주하병이 대표적입니다. 더위로 인해 맥이 빠져 기운이 없고, 자주 피곤한 것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주하의 원인은 바로 원기 부족입니다. 더위를 먹어서 기가 허해지게 되면 기운이 없고, 축 늘어지게 됩니다. 이때는 더위를 쫓고 부족한 원기를 끌어 올려주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여름철임에도 불구하고 몸이 차가워지면서 전체적인 신체의 저항력이 떨어지는 냉방병도 여름철 건강관리의 적입니다. 여름은 여름이되 이상기온으로 인해 차가운 기운에 노출되기 쉬운 요즘 역시 냉방병이 발생하기 쉬운 조건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냉방병을 음서라고 하는데, 차가운 기운에 몸이 손상된다는 뜻으로 주하병과 더불어 여름철 발생하기 쉬운 질병으로 꼽혀 왔습니다.
냉방병의 증상은 여름 감기라고 불리는 증상과 유사합니다. 괜히 몸이 으슬으슬하고 추운 것 같고, 미열과 오한이 나는 느낌이 듭니다. 시름시름 기운이 없기도 하고, 재채기나 기침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즉 여름치고 다소 선선한 때임에도 에어컨에 자주 노출되거나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다닐 경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주하병과 냉방병 모두 더위에 상한 것이 원인이라고 볼 때 이렇게 더위에 손상 받는 것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한방에서는 생맥산이라는 약을 많이 썼는데, 이것은 약으로도 쓸 수도 있지만 차 마시듯이 마셔도 여름을 이기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생맥산은 글자 그대로 맥을 살리고 기운을 돋워 주는 약으로 일종의 한방 청량음료처럼 복용이 가능합니다. 인삼 8g, 오미자 8g, 맥문동 16g에 물 세컵 정도를 붓고 2시간 정도 다린 후에 식혀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음료처럼 1일 2~3회씩 마시면 기운도 나고 기분도 상쾌해집니다.
가족 보약으로 추천할 만한 것으로는 공진단이 있습니다. 2006년 월드컵에서 황선홍 선수의 비밀 보약으로 알려졌던 공진단은 실제 옛 원나라 황실에 바쳐진 처방으로 원기가 쇠약해지고, 체력 소모가 심할 때 원기를 돋워주는데 효과적인 약입니다. 수험생이나 운동선수들처럼 체력 보강이 꼭 필요한 경우에도 제격입니다. 공진단은 사향, 녹용, 숙지황 등으로 주 약재이지만, 진품 사향을 구하기 힘든 관계로 의서에서도 대체 가능한 것으로 기록된 침향, 목향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여름철 더위를 이기려면 우선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도록 7~8시간 정도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하며, 밤에도 얇은 이불 정도는 덮고 자는 것이 좋습니다. 또 입맛이 없다고 차가운 음료나 아이스크림 등을 자주 찾기보다는 균형 잡힌 식단으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체력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714)562-7000
이종화 / 삼라종합한방병원 풀러튼 분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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