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하야하게 만든 1970년대 초 워트게이트 사건 당시 닉슨에 의해 대표적 `적군 리스트’(Enemy’s List)에 올랐던 언론인 대니얼 쇼어(사진)가 23일 노환으로 숨졌다. 향년 93세.
1946년 신문기자로 출발해 크리스천사이언스 모니터와 뉴욕타임스 등을 거쳐 CBS로 옮겨 20년간 방송기자로 활동한 쇼어는 우주선 스푸트니크호 발사와 같은 대형 뉴스를 커버했으며 CBS의 모스크바 지국장으로 재직할 때는 전 세계 언론사 중 처음으로 니키타 흐루시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TV인터뷰한 것으로 유명하다.
70년대 초에는 워터게이트 사건의 취재팀장을 맡아 날카로운 보도로 3차례나 에미상을 수상했으며, 특히 쇼어 자신이 워트게이트 사건의 중심인물로 부상하기도 했다.
그는 닉슨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적군 리스트’를 입수한 후 경쟁 언론사들보다 앞서 보도하기 위해 사전 검토없이 20명의 명단을 생방송으로 읽어내려가던 중 17번째로 자신의 이름이 있는 것을 발견, 아연실색했으나 겉으로는 태연하게 그대로 자신의 이름을 시청자들에 전달했다.
그 시절 행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따갑게 비판하는 쇼어의 보도에 화가 난 닉슨은 연방수사국(FBI)에 “쇼어를 정부의 고위직에 임명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둘러대면서 쇼어에 대한 뒷조사를 지시했으며, 이는 훗날 닉슨에 대한 탄핵절차가 진행될 하원 법사위원회에 의해 닉슨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로 채택됐다.
그는 CBS를 퇴직한 후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강의하다 79년 신생사인 CNN에 합류했으며 이후 최근까지는 공영 라디오방송 NPR의 기자와 해설자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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