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극적 편집.무리한 진행.저속 표현 ‘눈살’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재미 지상주의’가 도를 넘었다.
재미를 위한 것이라지만 자극적 편집과 무리한 설정에 시청자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잦다.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2’는 23일 공개된 예고편에서 개그맨 장동민의 은퇴를 연상케 하는 내용을 방송해 장동민 측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심사위원인 이승철이 오디션에 참가한 개그맨 이상구에게 한 "개그맨 그만 둘 거에요?’라는 질문을 이상구를 응원하기 위해 현장에 함께 있었던 장동민에게 한 것처럼 편집해 방영한 것.
네티즌 사이에서 ‘장동민이 개그맨을 그만두고 가수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루머가 확산되자 장동민의 소속사는 해명자료를 내고 "엠넷이 자극적이고 홍보에만 치우친 예고편을 위해 이러한 편집을 감행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엠넷 측은 "궁금증 유발을 위해 이 같은 예고편을 제작했는데 오해를 불러왔다면 유감"이라며 뒤늦게 예고편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KBS의 간판 예능프로그램 ‘1박2일’도 지난 18일 개그맨 이수근이 트럭 밑에서 라면을 먹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1박2일’은 지난주에도 은지원의 흡연 장면을 편집하지 않고 방송해 제작진이 직접 사과까지 했다.
SBS ‘스타킹’도 지난 24일 방송에서 무리한 진행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방송에서 여성그룹 f(x)의 루나는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며 실력파 팝가수 채리스 펨핀코 앞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팝송을 불렀다.
루나의 노래가 끝난 후 MC 강호동은 채리스에게 같은 노래를 불러줄 것을 제안했고 채리스가 노래를 훌륭히 소화하자 루나가 눈물을 보이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강호동이 놀라 ‘루나도 잘했다’고 말했지만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아직 어린 출연자를 위한 배려가 부족했다’ ‘시청률 욕심에 강호동이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예능 프로그램들의 저속한 표현도 심각한 수준이다.
국립국어원이 지난달 방송된 지상파 3사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 KBS의 ‘1박2일’과 MBC ‘무한도전’, SBS ‘패밀리가 떴다2’의 대사와 자막을 분석한 결과 비속어와 인격모독 등 저속한 표현이 844건에 달했다.
"고기를 구워 처먹다" "이 노비 같은 X" ‘저 얼굴 보고 어떻게 결혼했냐’ 등의 표현이 문제 사례로 지적됐다.
지난해 11월 KBS의 ‘미녀들의 수다’가 출연자의 ‘루저’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던 이유도 제작진이 재미를 위해 출연자에게 자극적인 발언을 유도했기 때문이었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문제가 될 줄 몰랐다’는 제작진의 반응은 타당하지 않다. 제작진도 그동안 학습효과가 있어서 어떤 게 문제가 될지 안다"며 "제작진이 문제의식을 갖고 방송사도 게이트 키핑을 세심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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