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주의 불법이민자 단속법이 사회적 이슈가 된 가운데 ABC 방송이 한인 가족 사례를 들어 이민제도의 문제점을 집중 조명했다.
ABC 방송은 30일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인 조성문(18.미국명 사이먼 조.사진)은 합법적인 거주를 원하는 가족 초청 이민자 400만명의 처지를 잘 보여준다”며 조군의 가족이 불법체류자 신분에서 미 국적을 취득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을 소개했다.
조군의 아버지 조정행(56.미국명 제이 조)씨는 1993년 미국으로 건너가 취업비자를 받았고 조군은 3년 뒤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미국으로 밀입국, 2001년에야 영주권을 받고 2005년 시민권을 획득했다.
조군은 “어머니와 여동생, 나는 한밤중에 질퍽대는 들판을 걸어 국경을 넘었다. 아버지는 국경의 다른 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캐나다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밀입국할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군의 가족은 이후 지루하고 복잡한 이민 절차와 관료주의 탓에 오랫동안 불법체류자 신분을 벗어날 수 없었다. ABC는 바로 이런 측면이 현재 미국의 이민제도에서 간과되는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국무부 추산에 따르면 이민자 가족이 영주권을 받기까지 평균 4년이 걸리지만 대기자 수와 출신국, 제한 규정 등에 따라 10년 넘게 기다리기도 한다.
미 이민법은 영주권 소지자의 배우자와 자녀 가운데 매년 11만4천200명까지만 받아들이고 있다.
역시 미 시민권자였던 어머니의 초청으로 영주권을 획득한 조정행씨는 “1980년대에는 (영주권을 얻기까지) 1~2년만 기다리면 됐다”며 자신의 가족은 5년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족 초청에 의한 ‘연쇄 이민(chain migration)’이 미국 내 불법체류자를 늘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조지아주 하원의 필 긴그레이(공화) 의원은 이런 식으로 초청된 가족에 대한 영주권 발급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씨는 “이민이 없다면 미국 사회도 번영할 수 없다”며 “이민자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 더 빨리 수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14년 전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입국, 메릴랜드에 거주했던 조군은 올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계주에서 동메달을 따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달에는 올해 뉴욕 카네기재단이 선정한 ‘올해 이민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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