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탈리’ 제작보고회
"국내에서 3D 촬영을 최초로 시도하는 어려움이 있었죠. 매일매일 커트(cut) 하나하나가 새로운 테스트이자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국내 최초의 3D 영화 ‘나탈리’(28일 개봉)를 연출한 주경중 감독은 5일 중구 소공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영화 전체를 3D로 촬영한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아바타’의 세계적인 성공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3D 영화 열풍이 불고 있지만 주로 액션영화나 애니메이션이 대부분으로, ‘나탈리’ 같이 멜로영화를 3D로 만든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동승’을 연출했던 주경중 감독은 김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현의 노래’를 3D로 찍으려고 이성재 등을 캐스팅해 지난 3월 촬영을 시작했다가 일단 보류하고 ‘나탈리’로 눈을 돌렸다.
그는 "’현의 노래’를 몇 년간 준비하면서 올 초 ‘아바타’를 보고 ‘현의 노래’를 3D로 만들면 ‘아바타’ 이상의 효과가 나겠다 싶었다"면서 "촬영을 한번 해보니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했다. 한 번도 3D를 찍어본 사람이 없어 기술적 한계에 부딪혔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기술여건에 맞게 단출하게 3D 영화를 만드는 게 현실적으로 맞다고 봤다"면서 ‘나탈리’를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주 감독은 ‘나탈리’를 "세계 최초의 이모션(emotion) 3D"라고 표현했다. ‘아바타’같이 수천억 원을 들인 영화를 만들지 못한다면 감정과 정서를 표현하는 3D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이모션 3D가 저예산 3D 영화의 롤모델이 되리라고 생각한다"면서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에 20만달러에 팔렸는데 대단한 성과다. 특히 홍콩에서는 3D관 25개에서 개봉한다고 하는데 홍콩에서 한국영화로는 가장 많은 스크린"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영화 속 베드신 장면이 일부 공개됐다. 화면 속 배우들의 몸은 관객의 눈앞에 있는 듯 도드라졌다.
감독은 "베드신을 보면 관람료가 아깝지 않을 거다. 나도 찍고 나서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는데 굉장히 환상적"이라고 말했다.
주연 배우 이성재도 베드신에 대해 "정말 진하다. 수위로 따지면 ‘색, 계’에 버금갈 정도로 적나라하다"고 곁들였다.
3D 촬영의 기술적 어려움을 묻자 주 감독은 "촬영 초반 2~3주의 테스트를 거쳐 극장에서 시사도 해 봤다. 테스트 기간이 짧아서 촬영 자체가 테스트 기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또 두 사람을 동시에 보여줄 때 말하는 사람에게 집중을 시키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면서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3D가 드라마를 방해할 수 있다고 느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성재는 3D 영화에 출연한데 대해 "배우로서 크게 어렵거나 문제 될 것은 없었다. 단지 카메라가 커지고 특성상 인물 가까이 못 들어오는 것만 달랐다"고 말했다.
‘나탈리’는 조각상의 모델이 된 여인을 사랑한 두 남자의 엇갈린 기억을 그린 영화다.
조각가 황준혁(이성재)의 개인전에 조각상 ‘나탈리’가 10년만에 공개된다. 준혁은 전시회를 찾은 미술평론가 장민우(김지훈)에게 나탈리의 모델인 오미란(박현진)과의 격정적인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민우의 기억과 엇갈리면서 나탈리를 둘러싼 비밀이 밝혀진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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