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의 계절인 가을. 풍성함과 넉넉함으로 계절의 여왕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하는 요주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아침저녁에는 쌀쌀하고 한낮에는 여전히 더워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맘 때 면역력이 약할 경우 감기, 알레르기 비염 등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만성 요통이나 관절염 환자의 통증도 심해집니다.
그래서 가을이면 생각나는 것이 보약이나 보양식인데요. 가을에 유독 보약을 많이 찾게 되는 것은 여름 동안 지친 몸을 보하고 다가올 겨울의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한의학에서도 가을은 수렴하는 성질이 강하며, 여름에 흘렸던 땀과 더위에 지친 몸을 보충하고 다가올 겨울의 추위에 대비해야 할 계절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만약 올 여름 유난히 맥없고 피로감이 많은 상태로 보냈다면 균형을 잃은 내 몸, 우리 가족으로 위해 가을 보약으로 건강을 지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흔히 보약 하면 십전대보탕이니 홍삼 등을 떠올리는데, 보약이라고 다 몸에 좋다는 맹신은 금물입니다. 보약도 내 체질과 증상에 맞게 진단을 받아 복용하는 것이 보약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는 방법입니다.
물론 보약 중에서도 어느 정도 체질이나 성별에 무관하게 우리 몸의 기운을 돋우어 주는 효과가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보약 중에 하나가 바로 공진단입니다. 본래 공진단은 원나라 명의 위역림이 만든 보약 처방으로 황제에게 진상하던 귀한 한약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월드컵 때 황선홍 선수, 2006년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복용한 것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구요. 공진단에는 녹용 당귀 사향을 주요 약재로 사용되는데, 현대에는 고가의 사향 대신 침향이나 목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공진단 효능을 체질이 허한 사람에게 원기를 강화해 백병(百病)이 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만성피로, 성기능, 신경쇠약 등에 효과가 좋아 면역력이 약한 성인남녀에게 적합한 한약입니다. 물론 이렇게 많은 효과가 있는 공진단이지만 이 역시 한의사의 제대로 된 진단을 받고 처방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한약을 먹으면 살이 찔까 염려가 되어 한약을 기피하는 분들이 있으신데요. 한약재는 주로 섬유질로 이루어져 있어 살찌는 것과는 거의 무관합니다. 보약 1첩의 칼로리는 수십 칼로리 내외로 보약에 들어가는 약재들은 쉽게 생각하면 밥상의 나물과 비슷합니다. 보약을 먹은 다음 체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대부분 몸의 기운이 회복되면서 복용 전 저하되어 있던 소화흡수 기능이 개선되어 식욕을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약 자체에 체중을 증가시키는 성분이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가정에서는 쌀쌀한 가을 아침 한방죽으로 건강을 지킬 것을 권유해드리고 싶습니다. 인삼은 정기를 강화하고 체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는 약재로 쌀 150g에 인삼 분말 3g을 넣고 죽을 쑤어 먹으면 가정 보약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이 외에도 내 몸에 맞는 한약재를 찾아 죽으로 먹는다면 든든한 아침이자 보양식, 일석 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213)381-1700
이 종 화
<삼라한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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