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김영민 대표..디지털 미디어 환경 덕택
"소녀시대가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먼저 노래를 알린 후 스타를 보고 싶어하는 팬들의 열망이 높아지는 시점에 현지를 방문, 팬들의 갈증을 시원스레 풀어준 비틀스같은 전략을 구사한 덕분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 김영민(40) 대표는 28일 서울 청담동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소녀시대의 일본 진출을 위해 자칭 ‘비틀스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큰 효과를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영국의 비틀스가 일본에서 음악을 히트시킨 후 방문해 열풍을 일으킨 것처럼 소녀시대도 이미 음악을 알리고 팬을 확보한 상태에서 일본을 방문하는 팝스타 마케팅을 이용한 덕분에 2만2천명이 모인 대규모 쇼케이스를 열어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소녀시대는 지난 20일 일본에서 선보인 두번째 싱글 ‘지(Gee)’로 지난 26일 한국 여성 그룹 최초로 오리콘차트 싱글부문 일간차트 1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이날 발매 첫주 싱글부문 주간차트 2위도 기록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여성그룹 중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해외 여성그룹이 주간차트 톱3에 진입한 것은 1980년 영국의 여성그룹 놀란스(The Nolans)가 ‘댄싱 시스터(Dancing Sister)’로 2위에 오른 후 30년 만이다.
김 대표는 ‘비틀스 프로젝트’가 성공한 것은 일본의 음악 산업 구조가 바뀌고 디지털 미디어 환경이구축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무국적’ 솔로 댄스 가수로 마케팅한 보아, ‘한국 국적’으로 일본 신인처럼 단계를 밟은 동방신기 때와 진출 방법이 달랐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은 음반 산업이 침체되며 레코드사들이 신인 육성 투자비를 줄여 바로 성공시킬 콘텐츠를 찾고 있었다"며 "그것이 바로 소녀시대를 포함한 한국의 걸그룹이었기에 일본 레코드사들이 보아, 동방신기 때와 달리 적극적인 제의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걸그룹이 성공 콘텐츠로 지목된 것은 동방신기의 성공을 통해 한국 아이돌 그룹에 대한 일본 음악계의 집중도가 높아진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 덕이 크다"며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 전세계 공통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일본 진출 전에 현지의 수많은 팬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소녀시대의 첫 쇼케이스에 2만2천명이 운집하고, 하루 동안 일본 45개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 총 러닝타임 2시간여를 할애해 소녀시대를 소개하게 된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소녀시대가 구사한 팝스타 마케팅은 이들이 일본에서 선보인 음악에서도 드러난다.
보아, 동방신기가 일본 작곡가의 노래로 ‘현지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소녀시대는 해외 팝스타처럼 새로운 일본 노래 대신 일본 팬들이 좋아하는 한국 히트곡을 불러줬다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해 김 대표는 "SM 음악은 본사가 보유한 전세계 망을 통해 월드와이드로 만들어진다"며 "북유럽 작곡가의 곡에 미국 안무가가 만든 춤, 각 국가의 언어로 쓴 노랫말이 곁들여진다. 음악을 해부해보면 이미 월드와이드다. 이를 소녀시대 등의 소속 가수들이 120% 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소녀시대에 대한 현지 반응은 단순한 환호를 넘어섰다. 일본 음악 업계에 따르면 소녀시대는 오냥코 클럽, 모닝구 무스메에 이어 현재 최고 인기인 AKB48 등으로 이어진 일본 걸그룹 계보에 비해 완성도 높은 음악과 춤, 이미지라는 평가다. 음악을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서 소녀시대의 패션, 화장법까지 소개하는 방송, 잡지도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소녀시대의 쇼케이스에 일본의 신세대 여성 팬들이 많아 놀랐다"며 "장기간의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완성도 높은 노래와 춤을 선보인 소녀시대가 일본 10-30대 여성들이 따라하고 싶은 ‘워너비(wannabe) 스타일’로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보아, 동방신기와 달리 소녀시대는 일본에 장기 체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연말까지 ‘지’로 활동한 후 내년 초 음반을 내고 콘서트를 여는 등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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