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역임한 폴 볼커(사진)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은 FRB가 단행한 양적완화(유동성 공급) 조치의 효과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FRB가 추가로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추측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볼커 위원장은 5일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특별강연 및 사공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과의 대담에서 “현재 FRB의 통화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양적완화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볼커 위원장은 FRB가 지난 4일 6,000억달러의 국채를 사들이는 양적완화를 단행한 데 대해 “경기부양을 위한 별다른 대안이 없는 가운데 국채시장에 개입해 장기금리에 영향을 주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미 저금리 상태여서 양적완화가 정작 자국경제에 대한 경기부양 효과는 제한적이고 인플레 기대심리만 자극하는데 그칠 것”이라며 “오히려 다른 국가들이 미국 유동성 팽창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FRB의 추가 양적완화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는 “FRB가 달러를 무한대로 푸는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플레를 감수하면서 경제 번영을 추구해서는 안 되고 기축통화는 하나의 권리이자 막대한 의무이므로, FRB는 그 의무를 잘 이해하고 세계 경제가 달러의 향방에 좌우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이 추가 양적완화 대신 “재정적자 압박에 대처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건전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