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탄 수십발 마을.산 곳곳에 떨어져 불‥진화중
일부 주민, 어선타고 인천으로 피난
23일 오후 북한의 해안포.곡사포 공격을 받은 인천 옹진군 연평도는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대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특히 포 사격으로 곳곳의 가옥 10여 채와 산에 불이 붙으면서 오후 7시가 넘도록 진화가 되지 않아 현장은 ‘불바다’를 연상케 하고 있다.
연평도 주민들은 이날 오후 북한의 포 사격이 시작되면서 면사무소 직원의 대피 방송을 듣고 지역 내 19곳의 방공호와 군부대 진지 등으로 모두 긴급히 대피했다.
연평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던 학생들도 "실제 상황이니 대피하라"는 방송을 듣고 학교에 설치된 대피소 2곳으로 교사들과 함께 몸을 피했다.
대피소에 있는 주민들은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촛불 등을 켜고 어둠과 추위를 견디면서 밤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연평면은 현재 의용소방대원 30명과 소방차 1대, 육경, 해경 직원을 총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진화인력 부족에다 집들이 옹기종기 밀집돼 있어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평도 주민 김모(35)씨는 "집 안에 있었는데 갑자기 쾅 소리가 나면서 밖에 나가 봤더니 온 동네가 불바다가 됐다"라며 "다른 주민들과 함께 방공호에서 대피 중인데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이날 연평교회 목사 위임식 참석차 동료 신도들과 함께 섬을 찾은 인천제일교회 김영남(66) 장로는 "오후 2시30분께 배가 연평도에 닿을 즈음에 마을에 폭탄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바로 불길이 치솟았다"라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연평도 해병부대에 근무 중인 아들을 면회하고 돌아오던 한미순(52.여)씨도 "민박집 승합차로 부두로 가는데 갑자기 차 위로 ‘빠바빡’하는 소리를 내며 포탄이 날아가 차에서 내려 차 밑으로 엎드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엔 훈련인줄 알았는데 군인들이 ‘이것은 실제 상황’이라면서 ‘방공호로 대피하라’고 말했다"면서 "하도 정신없이 뛰어 양쪽 구두를 모두 잃어버리고 양말만 신은채 배를 탔다"라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지 곳곳에서는 포탄이 떨어진 흔적도 발견되고 있다.
주민 박철훈(54)씨는 "포탄이 도로에 떨어졌는지 도로 한 가운데가 10㎝정도 깊이로 푹 파였다. 주변에는 40∼50㎝ 크기의 포탄 파편도 떨어져 있다"며 "이걸 맞았으면 바로 즉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우려해 개인 소유의 배에 가족과 지인 등을 태우고 인천으로 ‘피난길’에 오르기도 했다.
인천시는 현재까지 어선 9척이 선주 가족 등을 태우고 인천으로 대피한 것으로 파악했다.
북한의 포 사격이 이어졌지만 다행히 주유시설이나 민간 어선은 큰 타격을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평도의 유일한 주유소인 GS칼텍스 연평주유소 소장은 "북측 공격은 멈춘 상태고 다행히 주유소는 피해가 없다"며 "백령도에는 GS칼텍스와 S오일 주유소가 1곳씩 있는데 현재 서해5도 주민 대피령으로 관계자들이 피신중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현지 주민 이모씨는 "다행히 오전에 출항했던 어선들이 낮 12시를 기해 모두 섬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포 사격 당시 바다에 민간 어선은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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