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반갑다!’라는 표제 아래 송년모임 행사들이 신문 지면을 메우고 있다. 이번 주말을 기해 한인사회는 본격적인 ‘송년’ 분위기로 접어든다. 일에 매여서 자주 볼 수 없던 친지들과 만나 끈끈한 정을 확인하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즐거운 계절이다.
이민사회에서 송년모임은 의미가 있다. 학연, 지연 등 연줄 따라 모이기를 즐겨하는 것이 정 많은 우리 민족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이민자로 살아가는 미국에서는 특히 의미가 있다. 친인척이 가까이 없어서 연대감과 소속감을 가질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출신 학교, 직업, 취미, 고향 등을 매개로 모처럼 하나가 되어 서로 안부를 챙기고 격려하는 뜻 깊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송년모임이 왁자지껄 먹고 마시는 데서 끝나지 말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몇몇 동문회가 송년모임을 불우한 이웃돕기의 기회로 삼는다는 소식은 반갑다. 행사비용을 아껴서 남는 기금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들에 기부를 한다면 모임의 의미는 배가할 것이다. 유례없는 불황 속에 또 해를 넘기는 만큼 동문회나 동호회, 혹은 동종업계 협회 회원들 중에도 경기한파의 희생자들이 없지 않을 것이다. 먼저 그들을 챙겨 보듬어주는 기회가 되어야 하겠다.
경기침체로 커뮤니티의 비영리기관들도 형편이 보통 어렵지가 않다. 후원금은 줄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늘어서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행사비용 중 일부를 떼어서 이런 단체들을 후원한다면 참석자들 모두가 뿌듯함을 느낄 것이다. 교계가 주축이 된 ‘사랑의 쌀 나눔 운동’도 마음을 모아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흥겹고 내실 있는 행사에 이어 중요한 것은 아름다운 마무리다. 참석자 모두가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들뜬 기분에 한잔 두잔 마시다 보면 음주운전과 사고 위험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한 동문회는 LA 외곽 지역 동문들을 위해 버스를 대절했다. 다른 단체들도 본받을 만한 배려다. 최소한 운전할 사람은 미리 정해놓고 술을 마시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겠다.
너나없이 힘겹게 버텨낸 한해였다. 송년행사가 훌훌 털어버리는 ‘망년’에서 끝나지 않고 삶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행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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