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지지부진 하던 윌셔 그랜드 호텔 재개발 프로젝트가 노조 측과의 합의가 마무리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아직 LA 시의회의 승인 등 절차를 남겨두고 있으나 세제 혜택 등에 관한 합의가 이뤄진 상태여서 이는 요식 행위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내년 말 착공돼 2015년께 완공되면 다운타운에는 초대형 주상 복합 랜드마크가 들어서는 것은 물론이고 7,000개의 공사 관련 일자리와 5,000개의 건물 운영 관련 일자리가 창출되게 된다. 고실업과 재정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LA 시로서는 가뭄에 단 비와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국 기업의 미주 지역 투자로는 최대 규모인 이 프로젝트는 한인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요즘 자동차부터 셀폰, TV에 이르기까지 한국 상품이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LA 다운타운에 한국 기업의 손으로 기념비적인 고층 빌딩이 들어선다는 것은 한인들의 자긍심을 높여줄 것이다.

오랫동안 거지들만 우글거리는 우범지대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던 다운타운 일대는 지속적인 재개발로 한결 깨끗해지고 있으며 이 지역에 오피스를 갖고 있는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에게는 인기 주거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윌셔 그랜드 재개발 프로젝트는 이런 다운타운 르네상스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극심한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LA를 중심으로 하는 남가주는 향후 장기적인 고성장이 예상되는 아시아와 남미의 길목에 자리 잡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곳이다. 벌써 아시아와 남미 경기 회복과 함께 수출이 금융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으며 관광객도 몰려들고 있다. 이번 윌셔 그랜드 프로젝트가 LA 경기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한국 기업에 의한 제2, 제3의 재개발 프로젝트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