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참혹한 사건이 한인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연말 라스베가스에서 발생한 사건은 우리 사회의 인명경시 풍조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경종의 의미가 크다.
사건을 요약하면 불법체류자였던 박영실(39)씨가 빚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살해당했다. 금전적 갈등이 살인을 부른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 사건은 보통의 살인사건 이상의 잔혹성을 안고 있다. 우선 감정이 격해서 우발적으로 벌어진 사건이 아니었다. 경찰 발표에 의하면 용의자인 두 한인남성은 수주전부터 살인을 공모하고 지난달 20일 1차 납치 후 살인에 실패하자 다음날 재차 시도해 기어이 살해하고 범행을 감추기 위해 시신을 불태우기까지 장장 4일이 걸렸다. 인간으로서의 양심이 한 순간 고개를 들 법도 한데 이들은 냉정하고 치밀하게 범행을 밀어붙였다.
더욱 끔찍한 것은 사건의 원인이 단돈 9,000달러였다는 사실이다. 피해자가 살해당할 정도로 원한을 산 것 같지는 않다. 그보다는 용의자들이 각각 6,000달러, 3,000달러를 빌려주고 이를 미끼로 박씨의 마사지업소 운영권을 빼앗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돈 욕심에 결국 세 사람의 인생이 막을 내렸다. 피해자는 목숨을 잃었고, 용의자들은 유죄가 인정될 경우 평생을 감옥에서 마쳐야 할 운명이다.
이번 사건을 특별히 질 나쁜 사람들의 예외적 범죄로 돌리기에는 우리 사회의 배금주의가 너무 심각하다. 갈수록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하면서 돈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풍조가 만연하다. 마사지업소를 가장한 성매매, 그에 동원되는 인신매매, 그리고 한창 순수해야 할 나이의 젊은 여성들이 유흥업소에 취업하는 세태 등이다. 목적은 하나, 땀 흘리지 않고 쉽게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다. 돈에 눈이 멀어 기본 가치를 저버리니 사회는 점점 혼탁해진다.
불경기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가치관을 바로 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큰 가치를 망각하는 어리석음이 자신을 망치고 이웃을 해치는 비극을 초래한다. 가치관의 재정립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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