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콧대 높던 일본, 외국기업 모시기 사활
▶ 법인세 인하·보조금 지원 등 R&D 거점화 추진
콧대 높던 일본이 산업 공동화와 만성적인 경기 부진을 뛰어넘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외국계기업 ‘모시기’에 나섰다.
일본을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 총괄거점이자 연구개발(R&D) 거점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세제우대와 각종 절차 간소화, 보조금 지원 등 ‘패키지 대책’을 마련, 우선 30개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흡사 200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한국 정부가 세제지원과 규제개혁 등 당근을 앞세워 해외 기업 유치에 발 벗고 나선 것을 연상시킨다. 10년 전 한국의 성장 모델을 뒤늦게 따라 하는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5일 외국기업의 아시아 거점 및 연구개발 거점을 일본 국내로 유치하기 위한 포괄대책을 마련, 이를 토대로 한 ‘아시아거점화추진법안’을 이달 열리는 정기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금융위기 이후의 경기 침체와 엔고 영향 등으로 기업들의 국내 설비투자가 위축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 기업들의 사업비용 절감을 위해 법인세는 일본 기업들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연간투자금액 등 기준 조건을 충족시키는 기업에 한해 지방세를 포함한 법인실효세율을 5년간 28.5%로 낮춘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 법인세율은 2011년도 세제개정으로 5%포인트 하향 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35.64%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 기업들을 번거롭게 하는 각종 절차도 간소화한다. 일본 체류자격 심사는 기존의 1개월에서 10일 정도로 단축된다. 또 초기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보조금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25억엔의 예산도 확보했다.
경제산업성은 이 같은 혜택을 적용하는 대상기업 조건을 확정해 우선은 아시아 총괄거점과 연구개발 거점을 각각 15개 회사씩 유치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해당 조건으로는 투자 규모가 최대 관건이다. 연구개발거점의 경우 연간 연구개발비 투자규모가 총 1억 엔을 넘어야 한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덧붙였다.
세계적인 고비용 국가로 외국 기업들 사이에서 악명 높았던 일본이 이처럼 외자유치에 발 벗고 나선 것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산업 공동화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일본에서 기업들이 공장이나 사무실 설립을 위해 취득한 입지(1,000㎡ 이상) 건수는 전년 동기대비 17.8% 급락한 350여건에 그쳐 1980년 이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기업들의 해외투자 비율은 지난해 36.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내 직접투자 비중은 3.6%에 그쳐 우리나라(10.5%)나 미국(15.8%)에 크게 못 미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