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찬 바닥이나 다듬이돌을 베고 자다 입 돌아간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렇게 한쪽 안면신경에 마비가 와서 얼굴 근육이 움직여지지 않고 비뚤어지는 증상을 안면신경 마비라고 합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안면신경 마비는 말초성 안면신경 마비라고 하여 벨 마비(Bell’s palsy) 혹은 구안와사로 불립니다. 주로 두개골에서 빠져 나와 얼굴로 분포되는 안면신경이 지나가는 경로에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신경이 손상되어 나타나는데, 주로 한쪽 안면신경 쪽으로 마비가 잘 오게 됩니다.

중풍으로 인해 나타나는 중추성 안면신경 마비가 얼굴 반쪽 전체가 마비가 되고, 얼굴 외에 팔 다리 마비가 같이 오는 것과는 구별이 됩니다.

중풍 후유증 외의 안면신경 마비는 주로 심한 쇼크, 피로, 스트레스, 찬 바닥과 같이 갑작스럽게 찬 기운에 노출되는 경우가 그 원인으로 40~50대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젊은 연령층에도 빈번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 가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한 투수 김광현 선수를 비롯하여 과거에도 타계한 배우 트위스트 김, MC 남희석 등 다수의 연예인들이 스트레스로 인한 안면신경 마비로 활동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유학이나 갑작스러운 환경변화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10~20대 학생들은 물론이거니와 임산부, 젊은 주부들도 예외는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안면신경 마비가 나타나면 얼굴 근육이 뻣뻣하게 굳어 있고 증상이 심하면 눈과 입 모양에 변형이 와 얼굴이 일그러지기도 하기 때문에 대중 앞에 서는 연예인은 물론이거니와 일반인들도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을 하는데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얼굴 변형 외에도 눈을 완전히 감기가 어려워 밤에 잘 때도 눈을 뜨고 자거나 세수할 때 비눗물이 들어가 따끔거리는 등 생활의 불편을 겪게 됩니다. 또 입이 돌아가 식사나 양치가 어렵고, 눈물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 안구건조증, 귀 울림이나 귀 뒤쪽의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 턱관절이나 목, 어깨 주변의 근육경직이 기혈순환을 방해하여 안면신경의 마비를 초래하기도 하므로 평소 얼굴에 이상감각을 느끼시는 분이라면 예방 차원에서의 치료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안면신경 마비는 초기 치료가 가장 중요한데요. 대개 5일 이내에 최대 마비에 이르므로 발병 후 1~2주 정도에서는 급성기로 마비가 더욱 진행될 수 있지만, 급성기가 지나면서 치료 효과가 가장 빠르게 나타납니다. 한방에서는 비교적 수월하게 치료가 되는 편으로 침을 이용해 안면신경이 지나가는 경로의 기혈을 소통시키고 마비된 근육 및 신경의 회복을 유도하게 되면 좋아질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온 찜질과 안면근육 운동이 안면신경 마비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마비가 온 부위에 스팀타월로 5분쯤 찜질해 따뜻하게 한 다음, 이마와 눈 주위를 원을 그리듯이 마사지하고 밑으로 내려간 입을 당겨 올려주고, 마사지하고 난 후에는 웃거나 울거나 화내는 표정을 짓는 등 안면근육 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훨씬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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