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반체제 인사 억압 걸림돌” 신호탄
백악관 “오바마, 민감 이슈 입장 밝힐 것”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의 인권문제, 정치개혁 문제에 대해 엄격한 정책 기조로 변화할 조짐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난 14일 미·중 관계 정책연설에서 이 같은 분위기의 신호탄을 쏘았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 인권변호사 가오즈성 등 대표적 반체제 인사 이름을 거명하고, 티베트, 신장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의 법치, 민주주의, 자유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그는 “중국이 자유를 더 오래 억압하고, 노르웨이 오슬로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자리를 더 오래 비워두는 것은 중국을 그 잠재력과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강대국의 상징으로 남게 할 것”이라고 공박했다.
지난 2009년 2월 취임 후 첫 중국 방문을 앞두고 “인권문제와 티베트 문제 등이 양국관계를 방해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 사설에서 “클린턴 장관의 연설에서 주목되는 것은 중국의 평화적 반체제 인사 억압, 정치적 수감자에 대한 박해 문제를 중국 외교의 주요 테마로 끌어들인 것”이라고 논평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출범 후 지난 2년동안 중국의 인권문제나 정치적 자유 문제는 대중 외교의 우선순위에서 뒷전에 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9년 가을 중국 방문 때 오바마 대통령은 인권은 인류의 `보편적 문제’라고 원론적 언급을 했을 뿐 구체적으로 제기하지 않아 비판도 제기됐었다.
오히려 적극적인 대중 관여정책의 기조 속에서 기후변화, 세계 경제위기 대처, 북한·이란 핵문제 대응 등 글로벌 이슈의 미·중 공동대응 협력을 이끌어내는데 초점을 맞추면서 인권 문제를 물밑에 가라앉힌 것이 오바바 행정부 전반기의 대중외교 기조였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해 말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 문제로 중국 인권, 정치자유 문제가 이슈로 부각되기도 했지만, 지난해 10월 원자바오 총리가 정치개혁 필요성을 주장하는 등 중국 엘리트 내 개혁 논의가 서서히 분출하고 있는데다, 최근 호전적인 군부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접근이라는 분석이 미국에서는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중국 인권운동가들과 면담한 것도 이번 회담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채비를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후진타오 주석은 17일 WP 및 월스트릿 저널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각국이 선택한 발전의 길을 존중해야 한다”며 중국의 여건에 맞는 ‘사회주의적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미국 국내여론은 미·중회담에서 인권·민주주의 문제가 비중있게 다뤄져야 한다는데 힘을 싣고 있다.
한편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행정부와 우리 나라의 중요한 믿음들에 대한 입장을 이번 회담에서 분명히 밝힐 것”이라며 양국간 견해차가 있는 민감한 이슈들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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