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의 세계화가 불교계의 시급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불교의 우수성과 특수성을 서구사회에 어떻게 알릴 것인가. 미국사회에 일찍 진출한 타 불교국가의 그늘에 가려 있을 수만은 없다. 지난 18일 한국을 잠시 방문한 미국 태고사 주지 범휴스님과 태고사에 함께 상주하고 있는 연등스님을 만나 앞으로의 해외포교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미국에서 한국사찰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교민들의 정신적인 귀의처로서 중심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교민을 대상으로 한 포교가 우선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다음 점차 범위를 2세, 3세로 넓혀 최소 100년 이상 지속적으로 활동을 벌여야 할 것이다.”
범휴스님과 연등스님은 교민을 중심으로 한 포교를 우선 과제로 꼽을 것을 주문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한인들의 중심공동체로서의 역할이 미국포교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강조했다. 교민을 통해 인적자원을 키우는 것이 한국불교를 알리는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것.
“현재 사찰을 나오는 불자 대다수가 60~70대다. 교민 2세를 대상으로 한 포교를 하지 않는다면 10년 후면 문을 닫는 사찰이 속출할 것이다. 어린이.청소년 법회를 활성화 하고 시내에 불교 유치원을 세워 어릴 때부터 불교를 알리는 포교를 활발하게 펼쳐야 한다.”
스님들은 이어 해외포교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소년과 노인, 성인 혹은 백인 등 포교대상에 따라 어떻게 포교를 벌일 것인지에 대한 ‘포교지침서’가 종단차원에서 만들어 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해외포교에 관심 있는 스님들을 관리하고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검증된 전문 인력이 해외사찰에 파견되도록 단일창구를 만들어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인의 원력이나 한국에서의 상황만 생각하고 달려들었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치밀한 포교전략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1년에 한 두 번씩 왔다 가면서 법문하고 탐방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뿌리내릴 수 없다. 포교대상을 정하고 그에 따라 어떻게 포교를 할 것인가에 대한 지도서가 필요하다.”
이날 스님들은 미국 포교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불교를 대표할 만한 컨텐츠 부재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백인들이 와서 묻는다. 한국불교의 특징이 뭐냐. 아직까지 한국불교를 나타낼 수 있는 독자적인 브랜드가 없다.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수행체계를 갖고 있지만 이를 알릴 서적이나 홍보물도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스님들은 단계적으로 준비해 간다면 불교가 미국이라는 거대 국가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불교는 타 불교국가에 비해 가장 늦게 미국 불교 현장에 도착했다. 미국불교는 새로운 가능성이자 실험장이다. 앞으로 미국인들이 저절로 한국불교를 배워 출가할 수 있도록 포교해야 한다. 해외 사찰스님 간의 지속적인 교류와 이들을 묶을 해외교구가 설치돼야 한다” <불교신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