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범 34명 석방 속 시위대·무슬림형제단
이집트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8일 갓 결혼한 커플이 반정부 시위대에 둘러싸여 있다. 3주간 계속되는 시위 속에 광장의 풍속도가 변모하고 있다.
“무바라크 즉각 퇴진”
이집트 반정부 시위사태가 3주째로 접어든 8일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개헌위원회 및 정치개혁 이행 감독위원회 설립을 승인했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은 이 날 국영TV를 통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개헌문제를 검토할 위원회와 모든 정치개혁 이행을 감독할 독립위원회의 설립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양 위원회의 설립은 이집트 반정부 시위사태 이후 무바라크 대통령이 약속한 정치개혁 조치의 첫 번째 이행 조치로 간주되고 있다.
개헌위원회는 이집트 상소법원장을 위원장으로 6명의 수석 판사와 4명의 헌법 전문가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현지 뉴스통신사 MENA가 전했다.
개헌위원회는 오는 8∼9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 입후보 자격을 완화하는 한편, 대통령의 연임을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이집트 헌법에서 대선에 출마하려면 의회 상하원과 지방의회 의원 등 25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야당 인사의 대선 출마는 사실상 봉쇄돼 있는 실정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아울러 지난주 친정부 시위대가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한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으며 이집트 내무부가 이날 정치사범 34명을 석방하는 등 각종 유화책도 잇따르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즉각 퇴진 압박을 받아왔던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셰이크 압둘라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외무장관을 접견하며 대통령으로서 공식 일정도 수행했다.
그러나 이날로 3주째 반 정부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시위대는 `절반의 혁명’이
완수될 때까지 시위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위의 메카로 떠오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는 이날 역시 수만명의 시위대가 운집해 반 정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이날 시위에는 시위 참여 중 경찰에 연행됐다가 풀려난 구글 중동·북아프리카 담당임원 와엘 그호님도 참여했다. 그는 이번 시위사태를 촉발한 페이스북 페이지의 운영자로 전해지면서 시위대 사이에 새로운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집트 야권의 핵심세력인 무슬림형제단도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의 개혁 이행조치가 현재까지는 부분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정부의 억압과 빈곤에 시달리는 이집트인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무바라크가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는 13일 재개장하는 이집트 증시는 폐장시간을 평소보다 1시간 일찍 당겨 오전 10시30분부터 3시간 동안만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증권거래소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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