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면의 고통 덩어리 소리로 승화’
▶ ‘슬픈노래’등 세계초연곡 갈채
작곡가 이영자 교수의 팔순 기념 작품 발표회가 6일 오후 SF 오울드 퍼스트 교회에서 청중 약 8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펼쳐졌다. 본보가 특별후원하고 작곡가 나효신, 우든 피쉬 앙상블 등이 주관한 이날 공연에서 이영자 교수는 소프라노 조경, 피아니스트 박정화, 토마스 슐츠 그리고 3명의 고토 연주다들이 펼쳐낸 공연을 통해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삶의 희노애락을 진하게 표현해 내 갈채 받았다.
첫 순서는 소프라노 조경씨에 의해 불려진 3편의 가곡. ‘그대는 나의 사랑, 그대는 나의 슬픔’ 등 3편의 가곡을 통해 감미로운 서정미를 선보인 이영자 교수는 이어 피아니스트 박정화씨의 피아노로 ‘프로방스의 회상’ 3편을 발표했다. 2009년에 작곡된 이 작품은 이교수가 프랑스에 갔을 때 고호의 귀를 자른 곳에서 느낀 감상과 세잔의 애틀리에 등에서 느낀 예술가들의 고독과 고통 등을 공감하며 작곡한 작품들이다.
Shoko Hikage 등 3명의 고토 연주자들에 의해 펼쳐진 세계 초연곡 3대의 고토를 위한 앙상블 ‘슬픈 노래’로 전반부를 마감한 이날 공연은 후반부에 3편의 가곡, 그리고 토마스 슐츠씨의 연주로 1996년 작 ‘피아노를 위한 변주곡’을 하일라이트로 이날의 대미를 장식했다.
공연후 이영자 교수는 3대의 고토를 위한 앙상블 ‘슬픈 노래’에 대해 언급하고 “일본 악기라서 고민하면서 썼는데 연주가들이 훌륭히 소화해 냈다”고 평하고 “고토의 불협화음은 내면의 모든 고통스러운 덩어리가 응혈져 나오는 소리”라며 살아갈수록 삶의 아픔이 음악으로 승화됨을 느낀다고 말했다. 늙으면 혼으로 살게 된다는 이 교수는 육신은 사그러들지만 인생은 단 것 보다는 쓴게 많고 이를 음악으로 승화시켜나가는 데 마지막 영혼을 불태우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의 연주회를 주관한 나효신 작곡가는 이영자 교수만의 어법을 볼 수 있는 연주회였다며 팔순이 넘도록 작품을 발표한다는 것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며 이교수의 음악적 열정을 높이 샀다. 특히 고토를 위한 앙상블 ‘슬픈 노래’에 감명을 느꼈다는 나씨는 이날의 연주에 공감을 느낀 연주자들이 다음 연주회에서도 이 작품 발표할 것이라고 말할 만큼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주는 연주회였다고 평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이화여대 동문회원들을 비롯 UC 산타크루즈의 김희경 교수, 지휘자 스텔라 장 등 많은 음악관계자들이 참석, 이영자 교수의 팔순 기념 및 발표회를 축하했다.
<이정훈 기자>
6일 오후 SF 오울드 퍼스트 교회에서 열린 이영자 교수 팔순 기념 발표회에서 세계초연곡 ‘슬픈 노래’를 연주하고 있는 고토 연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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