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도소 학살사건 규탄 강제 해산… 확산 주목
튀니지에서 시작돼 이집트를 거쳐 중동 지역 곳곳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는 민주화 시위의 불길이 무하마르 카다피의 철옹성 리비아도 넘보고 있다.
튀니지를 23년간 철권통치한 벤 알리 전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시민혁명으로 축출된 이후 알제리와 예멘, 이란, 바레인, 요르단 등 다른 여러 중동 국가에서 앞다퉈 시위가 벌어졌지만, 그간 리비아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았다.
하지만, 리비아와 동쪽 국경을 접한 이집트에서 지난 11일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마저 퇴진하는 등 이번 시위 사태의 파장이 확산하자 리비아에서도 처음으로 15일 밤 수백명의 시위대로부터 반정부 구호가 터져 나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약 1,000㎞ 떨어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일어난 이날 시위는 한 인권변호사가 이른바 `유언비어’를 퍼뜨린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면서 시작됐다.
1996년 아부 살림 교도소에서 발생한 정부군의 학살사건 때 희생된 재소자들의 유족들이 자신들의 변호사인 페티 타르벨이 체포되자 사브리 지역에 있는 경찰서로 몰려가 그의 석방을 요구한 것이다.
15년 전에 일어난 아부 살림 교도소 사건은 이곳에 수감된 이슬람 무장대원과 정치범이 가족 면회를 금지한 교정당국의 조치와 열악한 복역 환경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자 정부군이 1시간 이상 중화기를 발포해 재소자 1,000여명을 숨지게 한 참사를 말한다.
경찰은 이날 밤 이들 유족의 요구를 수용해 타르벨 변호사를 풀어줬지만, 이들은 벵가지 중심가에 있는 샤자라 광장으로 몰려가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현지 매체들은 수백명으로 불어난 이들 시위대가 진압에 나선 경찰에 화염병과 돌을 투척했고,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맞서 강제 해산 조치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관 10명을 포함, 1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리비아에서의 시위는 현재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튀니지나 이집트의 시민들처럼 리비아인들도 이날 페이스북 등을 통해 `분노의 날’ 시위를 열자고 연락을 취하고 있어 민주화 시위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카다피는 자유장교단을 결성, 1969년 9월1일 친서방파 국왕 이드리스 1세가 외국여행을 떠난 틈을 타 쿠데타를 감행해 권력을 잡은 뒤 42년째 리비아를 통치하고 있다.
카다피는 1977년에 사회주의와 이슬람주의, 범아랍주의를 융합한 `자마히리야(인민권력)’ 체제를 선포하고 독특한 형태의 `인민 직접민주주의’를 리비아에 구현하겠다면서 의회 제도와 헌법을 폐기하고 전제적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