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참석자들이 음식 가격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왼쪽부터 수 안 부사장, 존 윤 매니저, 변용복 사장. <김지민 인턴기자>
한인식당 업주들의 마음이 검게 타들어가고 있다. 최근 고기, 야채 등 음식 재료비는 천정부지로 올랐지만 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소비자들이 마켓에서 장을 봐 집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보다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는 것이 쌀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낮은 가격에 환호하면서도 식당이 제공하는 음식과 서비스의 질 하락은 원치 않고 있다. 재료비는 정말 얼마나 올랐으며 식당 업주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가?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LA 한식전문 식당 우국의 변용복 사장, 갤러리아마켓 LA 매장의 존 윤 매니저, 비부동산의 수 안 부사장을 초대, 미니 좌담회를 가졌다. 사업체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안 부사장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개진했다.
변용복 우국 사장
재료비 30~70% 상승
음식값은 못올려 고통
존 윤 마켓 매니저
식당서 먹는 게 더 싸
식재료 구입량 줄어
수 안 비부동산 부사장
음식 질·서비스 좋으면
가격 올려도 괜찮아
◆요즘 식당 업주로서 가장 큰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변)재료비가 엄청나게 오른 것을 감안할 때 음식가격이 너무 낮습니다. 음식을 팔아도 이윤이 남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마 엄청나게 팔아야 조금 남을 것입니다.
◆고기, 야채 등 가격이 얼마나 올랐습니까?
=(윤)일례로 현재 갈비가격은 파운드 당 7.79달러입니다. 이는 사상 최고가일 것입니다. 2월 현재 육류가격은 1년 전에 비해 최고 30%, 야채가격은 60~70% 올랐습니다. 육류가격이 오른 것은 사료비 인상 등으로 농가가 사육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육류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한인 식당의 음식가격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습니까?
=(안)타운에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어 좋습니다. 하지만 주부로서 야채 등 식품가격이 크게 오른 것을 잘 알고 있어 때로 식당 업주들에게 미안한 감이 들기도 합니다.
◆가격을 왜 올리지 못합니까?
=(변)총대를 메면 비싼 식당으로 비쳐지는 등 피해를 볼 것 같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식당 운영에 있어 재료비의 비율로 30% 유지를 지향하고 있는데 지금은 이 비율이 40%를 넘어 수익과 지출의 구조가 불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업주들이 빚을 얻어 현실을 감내하며 좋은 날이 올 것을 믿고 식당을 운영하고 있을 것입니다.
◆식품가격이 너무 올라 식당에서 사 먹는 것이 싸다고 하는데 동의합니까?
=(윤)경기가 나쁘면 미국 소비자들은 외식을 줄이기 때문에 마켓 영업이 호조를 보이게 마련입니다. 소비자들이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다고 가정할 때 식당들은 상추뿐만 아니라 된장국에 계란찜까지 제공하니 음식을 만드는데 따른 수고를 감안한다면 식당에서 사먹는 것이 훨씬 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해 고객들의 1인당 평균 구입량은 25~30달러였는데 지금은 25달러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대신 음식의 질과 서비스의 질이 나빠진 것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
=(안)가끔 느낄 때가 있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때로 가격이 1달러 비싸도 식당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받으며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재료비는 오르는 상황에서 음식 가격을 올리지 못해 서비스 질이 떨어졌다고 생각합니까?
=(변)숫자가 너무 많다 보니 식당들이 지나친 가격 경쟁을 벌아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 경쟁이 식당들의 생존을 위한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년6개월 전 우국을 개업하면서 명품 식당을 꿈꾸어 왔기 때문에 서비스와 음식 질을 떨어트리는 것은 저 자신이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 마음을 알고 찾아주는 고객들이 있어 힘을 내 식당 운영에 전념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시간대가 있는데 고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기다려 주기 바라며 우리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윤)갤러리아마켓도 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믿음을 저버릴 수 없습니다. 제품의 질을 저하시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상처를 줄 뿐만 아니라 마켓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한인 마켓들이 취급하는 품목은 거의 비슷한 상황에서 결국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켓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식품 가격은 어떨 것 같습니까?
=(윤)육류가격은 계속 오름세를 지속할 것입니다. 공급처인 멕시코의 한파 등으로 크게 오른 야채가격은 3~4개월이 지나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여겨집니다.
◆음식가격을 얼마나 올리고 싶습니까?
=(변)현재보다 10~15%만 올리면 우리의 마진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조금만 발을 삐끗하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무조건 가격이 싼 음식과 제대로 가격이 책정된 음식을 선택하는데 따른 만족도는 다르다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안)가격이 오른다 해도 거기에 걸맞게 양질의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를 받아들이겠습니다.
<황동휘 기자>
dhwa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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