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오페라는 벤자민 브리튼(Benjamin Britten)의 오페라 ‘나사의 회전’(The Turn of the Screw)을 3월12일부터 30일까지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 무대에 올린다.
이 공연은 영국 현대음악의 대부인 브리튼(1913~1976)의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LA 오페라가 기획한 ‘브리튼 오페라 시리즈’의 첫 공연으로, 다음 시즌(2011~12)에는 ‘앨버트 헤링’(Albert Herring)을, 2012~13시즌에는 또 다른 브리튼 오페라를 공연할 예정이다.
LA 오페라는 과거에도 브리튼의 오페라를 수차례 공연한 바 있는데 ‘나사의 회전’은 20년 전인 1991년에 처음 공연했고, ‘한여름 밤의 꿈’(88년과 92년), ‘앨버트 헤링’(92), ‘빌리 버드’(2000), ‘피터 그라임즈’(2000)
등을 선보였었다.
서스펜스 오페라의 걸작으로 꼽히는 ‘나사의 회전’은 헨리 제임스 소설을 바탕으로 1954년에 작곡, 베니스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유령과 인간이 대결하는 기묘하고 음산한 분위기의 심리극으로, 억눌린 듯한 공포와 긴장감이 전편에 흐르는 가운데 모호하고 암시적인 스토리가 비극으로 치닫는 유령 오페라의 전형이다.
젊은 여인이 한 신사의 의뢰로 부모 없는 두 아이들의 가정교사를 맡게 되면서 겪은 일이라는 프롤로그로 공연은 시작된다. 외딴 시골 저택에는 두 아이(마일스, 플로라)와 늙은 가정부(그로스 부인)가 살고 있다. 가정교사는 곧 아이들을 사랑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집에 깃들인 유령들(전임 가정교사 제슬과 그를 사랑했던 하인 퀸트의 유령)이 아이들을 지배하려함을 알게 된다.
가정교사는 망령들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겠다고 결심하지만 마일스가 점점 이상한 행동을 하는가 하면 제슬의 유령이 가정교사의 책상을 차지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그로스 부인이 플로라를 데리고 의뢰인에게 떠나버리자 가정교사는 마일스와 둘만 남게 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이 오페라는 마일스가 부르는 노래 가사 등 등장인물의 미묘한 심리묘사가 중요하기 때문에 오케스트라를 소규모로 편성하고 성악을 압도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음악이 서정적이고 매혹적이다. 전체 오케스트라를 쓰기보다 각 인물에 해당되는 악기를 적절히 배열함으로써 실내악 같은 분위기를 통해 폐쇄적인 배경의 느낌을 잘 살렸다는 평가다.
가정교사 역은 소프라노 패트리샤 라세트(Patricia Racette), 유령 퀸트 역은 테너 윌리엄 버든(William Burden), 마일스 역은 마이클 케플러 미오(Michael Kepler Meo), 플로라 역은 소프라노 애쉴리 에머슨(Ashley Emerson), 그로스 부인 역은 메조소프라노 앤 머레이(Ann Murray), 유령 제슬 역은 소프라노 타마라 윌슨(Tamara Wilson).
마일스 역의 마이클 케플러 미오는 12세의 트레블(treble, 최고 음역의 아이 목소리)로, 이 역을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와 포틀랜드 오페라에서 성공적으로 공연한 바 있다.
지휘는 제임스 콘론이 맡고, 프로덕션은 조나단 켄트의 2006년 글린데본 페스티벌 오페라의 것을 프란세스카 길핀의 연출로 LA오페라 무대에 올린다.
12일 오후 7시30분 오프닝에 이어 17·25·30일 오후 7시30분, 20·27일 오후 2시 등 총 6회 공연이 있다.(클래식 라디오 방송(91.5 FM)을 통해 20일 오후 2시 공연이 생중계된다)
티켓 20-270달러.
(213)972-8001, www.laopera.com
(왼쪽부터)마이클 케플러 미오, 패트리샤 라세트, 윌리엄 버든
음산한 분위기의 서스펜스 유령 오페라 ‘나사의 회전’이 LA 오페라의 이번 시즌 마지막 작품으로 6회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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