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억을 잘 못하는 사람들을 빗대 금붕어라고 놀리곤 한다.
이는 금붕어의 기억력이 3초 밖에 되지 않는다는 속설에 기인한 것이다. 사실 낚시를 할 때 바늘에 걸려 혼쭐이 난 채 간신히 도망갔던 물고기가 오래 지나지 않아 또다시 미끼를 무는 것을 보면 이 같은 이야기가 낭설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뇌의 크기가 작을수록 지능이 떨어진다는 관점에서 보면 물고기는 머리가 나쁠 수밖에 없다.
어류의 평균적인 대뇌피질의 크기가 인간의 20만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니 이를 가지고 논리적인 생각을 한다거나 무엇을 장기간 기억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에 가깝다.
하지만 물고기의 기억력은 머리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감각기관을 통한 기억력은 놀라울 정도다.
일례로 자리 돔의 경우 몸의 옆줄을 통해 느껴지는 수온과 수압, 유속 등의 정보를 종합해 무려 200여 곳의 위치를 ±10cm의 오차범위 내에서 정확히 기억을 한다. 회귀성 어류인 연어의 경우에도 후각을 통해 입력된 기억은 평생을 간다.
물론 이는 생존을 위한 본능적 행위에 가깝지만 물고기가 인간과는 전혀 다른 기억방식을 갖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호주의 수의사인 리치몬드 로 박사는 지난해 물고기의 기억력과 관련한 재미있는 실험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태국산 열대성 민물고기인 ‘투어’를 가지고 연구한 결과, 금붕어의 기억력이 3개월 정도 지속된다고 밝혔다.
그는 “금붕어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면 패자는 승자를 만날 때마다 회피하거나 온순해지는 현상을 보였다”며 “이는 금붕어들도 과거의 기억을 통해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가 레버를 밀어내야만 먹이를 먹을 수 있는 장치로 훈련시킨 결과에서도 금붕어들은 예상외의 적응력을 발휘했다.
먹이 시간을 하루 중 특정한 시간으로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쯤 레버를 밀어야하는지 매우 짧은 시간에 터득해낸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감안해보면 물고기는 머리를 쓰건, 본능에 의존하건 최소한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바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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