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마나마에서 13일 반정부 시위대들이 시위진압 경찰이 쏜 최루탄이 터지자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다.
“시위 확산 차단·이란 견제”
사우디, 진압지원 군 파견
중동의 작은 섬나라 바레인의 반정부 시위가 수니-시아파 간 종파 갈등 구도로 번지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적극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사우디 정부는 바레인 보안당국의 시위 진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군 병력을 바레인에 투입했다.
지원 규모는 1,000여명의 병력과 함께 무장차량 150대, 구급차와 지프 등 군용차량 50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군 병력은 사우디와 바레인을 잇는 26km 길이의 교량을 통해 바레인에 도착한 뒤, 바레인 왕실 구성원들의 거주지역인 리파 지역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정부는 이번 군 병력파견이 바레인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사우디의 한 관리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협의회(GCC)의 정관에 `회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는 GCC 회원국 전체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군 파견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사우디의 군 병력 지원은 양국 간 우호 친선관계의 산물이라기보다는 바레인의 시위 여파가 사우디에까지 도달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바레인의 시위는 수니파인 알-칼리파 가문의 권력 독점에 불만을 품고 있는 시아파가 주도하고 있다.
바레인은 전체 인구 75만명(외국인 노동자 포함 인구는 130만명)의 70%가 시아파임에도 수니파인 알-칼리파 가문이 200년 가까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어 수니-시아파 간 갈등이 상존해 왔다.
사우디로서는 바레인과 인접한 알-카티프, 호푸프 등 사우디 동부 지역에서도 시아파 자국민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바레인 시아파의 시위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이번 시위사태로 바레인 내에서 시아파의 영향력이 커질 경우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패권 확장주의가 바레인에까지 도달할 가능성을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바레인 시위가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진 않을까 우려하는 미국은 일단 사우디의 군 파견에 환영도 비난도 하지 않았다.
바레인 시위에 대한 외국군의 진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란도 침묵을 깨뜨렸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은 파르스통신을 통해 “바레인 당국은 자국민에 대한 폭력과 물리력을 동원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며 “이란은 바레인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에 응하고 그들의 권리를 존중하며 현명하게 대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 해군 5함대 기지가 있는 바레인은 미국과 사우디의 우방으로, 이란과는 각종 정책이나 외교관계에서 적당한 수준의 거리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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