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오른쪽)이 14일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왼쪽 두 번째) 등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과 리비아 사태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퇴각 반군 ‘브레가 배수진’
리비아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부대의 공세가 매섭게 계속되고 있다.
카다피 부대는 지난주 수도권 도시 자위야를 함락한데 이어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200㎞ 떨어진 미스라타에서는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워 시내 중심부까지 밀고 들어왔으며, 주말에는 동부의 석유 수출항 도시 라스 라누프와 브레가를 차례로 차지했다.
지중해 연안도시 브레가에서 동쪽으로 80㎞ 떨어진 도시 아즈다비야로 퇴각한 반군은 교통 요충지인 이곳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카다피 부대에 아즈다비야를 빼앗긴다면 반군 지휘부가 있는 제2의 도시 벵가지 일대가 다음 전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카다피 부대가 이처럼 몰아치기 공세에 나선 것은 서방권이 군사적 개입에 나서기 전에 반군을 진압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국가들이 카다피 공군 전투기의 공습으로부터 반군을 보호하기 위해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카다피의 차남 세이프 알-이슬람은 지난 10일 반군에 대한 전면적 공격을 선언했다.
리비아 정부의 2인자 격인 그는 영국 스카이 TV와 BBC 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반군에 대한 공격이 이제 시작되고 있다면서 승리가 눈앞에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카다피 세력은 탱크와 장갑차, 대포 등 지상군뿐 아니라 전투기, 심지어 군함까지 동원해 총공세에 나섰고, 사기는 충천하지만 빈약한 화기에 제대로 훈련받지 않은 반군 전사들은 눈물을 머금고 후퇴를 거듭했다.
정부군과의 개전 초기에 기세 좋게 트리폴리를 넘보다가 이제는 거꾸로 벵가지까지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인 반군은 국제사회에 절박하게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반군의 구심체인 `국가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영국 신문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 군이 벵가지까지 진격하면 50만명이 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아랍연맹은 지난 12일 긴급회의에서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토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요구하기로 뜻을 모았으며, 국가위원회를 리비아 내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한 프랑스는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될 수 있도록 다른 강국들을 설득하고 나섰다.
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고, 미국조차도 애매한 태도를 보여 리비아 반군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도 반군에는 불리한 국제적 여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리비아 사태에 쏠렸던 국제사회의 관심이 일본을 휩쓴 재앙 쪽으로 급속히 옮겨가면서 카다피 부대의 공세도 한층 더 강화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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