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8 외무회담서 일부국가 반대로 합의 실패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G8(주요 8개국) 외무장관 회담에 앞서 각국 외무장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로렌스 캐논(캐나다), 마슈모토 타키아키(일본), 세르게이 라브로프(러시아), 힐러리 클린턴(미국), 알랭 쥐페(프랑스), 윌리엄 헤이그(영국) 구이도 베스터벨레(독일), 프랑코 프라티니(이탈리아).
카다피군 파죽지세 공세에 반군 버틸지 관심
리비아 정부군의 무차별적인 반군 공세를 막기 위해 프랑스와 영국이 추진했던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또다시 무위로 돌아갔다.
서방 강대국들의 모임인 G8(주요 8개국)은 14∼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외무장관 회담을 열어 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한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군사개입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무아마르 카다피에 대한 압력을 가하도록 촉구하는 수준의 성명을 채택하는 데 그쳤다.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지난 11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방장관 회의에서도 논의됐으나 원론적인 입장만 재확인한 채 결론을 내리지 못했었다.
G8 외무장관 회담에서 프랑스와 영국은 리비아 정부군이 압도적 군사력을 동원해 반군 근거지들을 하나씩 장악해 나가는 상황에서 반군의 ‘절박한’ 요청을 받아들여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필요 시 군사개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다른 회원국들은 ‘내정간섭’을 우려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리비아 군사개입이 이뤄질 경우 무엇보다 선두에서 나서야 할 미국은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의 ‘학습효과’를 터득한 듯 “현명한 방법인지 잘 모르겠다”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 러시아는 아랍연맹의 더욱 확고한 태도를 요구하고 있으며, 독일 또한 신중론을 펴는 등 각국의 반대 명분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불발된 것은 여전히 유엔 안보리 결의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아랍국들의 확실한 지지 없이 서방 국가들만으로 군사 개입에 나설 경우 정당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부담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일단 군사개입이 이뤄진 후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리비아 정부군을 초토화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아 보이는데다 그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도 만만찮을 것이란 점도 군사 개입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무기매매 관련국이나 석유수입 관련국들의 이해관계, 전쟁비용 문제 등도 군사개입을 섣불리 결정짓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G8 외무장관들은 러시아와 독일의 반대에 막혀 카다피를 상대로 더욱 확실한 압력을 가하도록 유엔 안보리에 요구하는 성명을 채택하는 선에서 회의를 끝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번주에 안보리 결의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는 알랭 쥐페 프랑스 외교장관의 언급처럼 유엔이 조속한 결정을 내린다면 대 리비아 군사개입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리비아 정부군의 반군에 대한 공세가 파죽지세로 이뤄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볼 때 화력이 역부족인 반군이 그때까지 잘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한 서방 외교관은 분석했다.
쥐페 장관도 이날 “지난주 리비아 정부군에 대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었다면 반군이 이처럼 몰리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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