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난 일주일이 참혹하다. 진도 9.0의 대지진과 수십 길 쓰나미가 휩쓸고 간 폐허의 자리에 방사능 공포까지 밀려들어 이재민들의 절망감은 극에 달했다.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뽑혀나가고, 가족은 생사를 모르거나 이미 잃었고, 추위에 먹고 마실 것도 없는데 대기 중의 방사성 물질 때문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형편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비 시스템과 침착한 국민성으로 차분하게 재앙을 맞아내던 일본 국민들도 이제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열도가 숨죽여 통곡하고 있다.
대재앙에 처한 일본인들을 돕겠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가난한 나라나 부유한 나라, 일본과 가까운 나라 먼 나라 가리지 않고 세계 각국이 일본에 구조대와 구호물자를 보내고 있다. 특히 한국이 이번에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일본 돕기에 나선 모습은 신선하다. 일본은 우리에게 가깝고도 먼 나라였다. 지리적으로는 지척이지만 심정적으로는 멀고도 먼 나라가 일본이었다. 일본에 대한 민족적 감정의 앙금은 역사적으로 뿌리 깊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하지만 대재앙 앞에서, 생명이 떼로 죽어나가는 현장에서 이 모두는 부차적이다. 같이 아파하며 상처를 감싸주는 것이 사랑의 정신, 인류애이다.
미주한인사회에서도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교계와 단체들이 성금 모으기에 앞장서고 있고, 본보 일본 대지진 피해자 돕기 창구에는 남녀노소 한인들의 정성어린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교회 교우들, 동창들, 동호회 회원들, 직장 동료들, 혹은 가족들끼리 십시일반 소중한 성금을 봉투에 담고 있다.
재앙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도울 때 기부액의 많고 적음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자연 앞에 서면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은 한계를 지닌 인간으로서의 동병상련, 지구촌 이웃으로서의 동참의식이 중요하다. 다인종 사회인 미국에서는 바로 옆 일본 커뮤니티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길이기도 하다. 한인사회의 적극적 성금모금에 LA 일본 총영사관도 감사의 뜻을 전해왔다.
일본 이재민 돕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기를 바란다. 우리의 작은 정성이 폐허가 된 그 땅, 절망에 빠진 그들의 삶에 희망을 일궈내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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