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김근상 주교 워싱턴 방문
지난해 6월 열린 제23차 대한성공회 전국의회에서 신임 의장주교로 선출된 김근상 서울교구 주교가 워싱턴을 방문했다. 2년의 임기 동안 해외 성공회 및 국내 대외 일정에 대한성공회 대표로써 참석하는 김 주교는 일 년에 두 차례 열리는 미국 주교들의 회의에 이번에 초청됐다. 영국의 캔터베리 주교와 아프리카의 투투 신부가 과거 초청됐던 경우를 제외하고 외국인으로, 그것도 한국인으로 참석한 것은 김 주교가 처음이다.
26일부터 일주일간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열리는 주교회의 참석에 앞서 18일 타이슨스 코너 소재 우래옥에서 한인 신부들을 만난 김 주교는 “미국 주교들이 성공회 내 여러 이슈들과 관련해 제3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의 의견을 들어볼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레즈비언 신부를 주교로 서품할 수 있느냐가 첨예한 논쟁거리인데 2008년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보류하자며 모라토리엄을 선포했는데도 2009년에 그것이 지켜지지 않아 시끄러웠다. 영국의 캔터베리 교구에서는 이에 대해 ‘미국 성공회가 그럴 권한이 없다’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보내는 등 사태가 확산되자 이번 주교회의에서 이 문제를 안 다룰 수 없게 됐고 보다 공정한 판단과 결정을 위해 김 주교의 초청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에 대해 김 주교는 “깊은 덕목이란 남의 인생을 받아들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한국 교계에서 일치운동의 중심에 섰던 성공회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은 김 주교는 또 “중용은 가운데가 아니라 길 자체”라며 “가면 길이 되는 것이요 그 길은 곧 예수님”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데 왜 자전거를 타고 가느냐, 기차를 타느냐 따지는 것은 성공회식(Anglican Way) 사고는 될 수 없다. 한국 교단들이 연합에 힘쓰는 것 같다가도 감투 싸움이 벌어지면 성공회에 달려와 중재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이런 성공회의 체질과 전통 때문이다.
김 주교와의 간담회에는 미주 방문을 동행한 이대성 신부(대한성공회 사회선교국 부장), 문신규 신부(은혜성공회교회), 한성규 신부(성공회성십자가교회), 최영권 신부(성프란시스한인성공회) 등이 참석했으며 각 교회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최영권 신부는“성공회는 거듭남(Born Again)’이라는 복음의 기초에다 예전(ritual)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단”이라며“김 주교 워싱턴 방문을 계기로 워싱턴은 물론 미주 전역의 성공회 교회들이 잘 알려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성공회성십자가교회와 성프란시스성공회는 20일 김 주교와 함께 합동으로 미사를 가지며 연합의 정신을 실천하기도 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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