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이빗 초연 1년만에 내달 8일 일반에 첫 공개
지난해 프라이빗 초연에서 리처드 용재 오닐(왼쪽)과 니콜라스 대니얼이 연주에 앞서 작곡가 후앙 루오(오른쪽)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인 작년 4월 앤드류샤이어 갤러리(관장 메이 정)에서 특별한 콘서트가 열렸었다.
유명 작곡가 후앙 루오(Huang Ruo)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오보이스트 니콜라스 대니얼을 위해 쓴 작품 ‘잊혀진 책’(The Book of the Forgotten)의 세계 초연이 약 60명의 한인 후원자들 앞에서 이루어진 행사였다.
이날 프라이빗 초연(private premiere)됐던 이 곡이 오는 4월8일 오후 8시 지퍼홀에서 열리는 ‘카메라타 퍼시피카’(Camerata Pacifica) 4월 콘서트에서 일반 초연(public world premiere)된다.
독감으로 3월 콘서트 출연을 취소했던 용재 오닐은 LA마라톤을 뛰는 등 완전히 회복된 상태로, ‘잊혀진 책’의 두 번째 연주에 큰 기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 곡에 대해 “굉장히 연주하기 어려운 곡”이라고 말하고 “함께 연주하는 니콜라스 대니얼은 정말 훌륭한 오보이스트로 이번 연주를 위해 영국에서 날아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게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음은 작년 초연을 감상한 후 썼던 리뷰의 부분인데 참고가 될지 모르겠다.
“4악장으로 이루어진 이 곡은 비올라와 오보라는 악기가 낼 수 있는 소리의 한계를 시험하는 곡 같았다. 오보는 서양피리와 한국피리와 중국피리를 넘나드는 소리를 무한정 만들어내었고, 비올라는 깊고 굵게 현을 긁으며 듣는 이의 마음 바닥을 긁어대고 혼을 휘젓더니, 두 악기가 독백하기도 하고 대화하기도 하고 언성을 높여 싸우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려가다가 끝으로는 두 악기가 믿을 수 없으리만치 같은 소리를 내면서 격정적인 피날레를 맺었다”
이날 연주회에 참석, 초연에 완전히 만족했던 후앙 루오는 이 곡에 대해 “서양의 현대음악을 공부하면서 동양음악이 현대음악이 된다면 어떤 곡이 될까를 상상하며 써본 곡”이라고 말하고 “맥이 끊긴 옛날의 것, 과거에서 현대로 이어지지 않고 어느 틈에 사라진 전통의 어떤 것을 표현한 추상적이며 입체적인 곡”이라고 설명했었다.
카메라타 퍼시피카의 이날 연주 프로그램은 이외에도 엘리옷 카터의 오보 4중주(2001년작), 생상의 오보 소나타, 펜데레츠키의 현악 3중주(1990년), 베토벤의 현악 3중주(1798) 등이다. 바로크로부터 최신 현대작에 이르기까지 여러 다른 시대의 전통과 혁신이 담긴 위대한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음악회다.
이 프로그램은 지퍼홀에 이어 샌타바바라 한 홀(8일 오후 1시와 7시30분), 벤추라 템플 베스 토라(10일 오후 3시), 샌마리노 헌팅턴 라이브러리(12일 오후 8시)에서도 연주된다.
티켓 42달러. www.cameratapacifica.org, (805)884-8410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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