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폭력 피해 한인남성들도 여성핫라인에 신고
가정폭력 신고 및 상담, 정보안내 등을 제공하고 있는 비영리 단체 ‘여성핫라인’으로 다급한 남성의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40대 중반의 A씨는 부인의 폭력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A씨는 "남편이 맞고 산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러워 그동안 숨겨왔는데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신고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전 부인과 이혼 뒤 재혼한 A씨의 부인은 수년간 욕설과 함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등 신체적인 폭력을 일삼았다. A씨는 "방문비자로 미국에 들어와 현재 영주권 신청을 해놓고 기다리는 중인데 이미 영주권자인 아내가 신분을 탓하며 욕설과 막말을 늘어놓는 등 계속되는 공격적인 말투에 너무 힘들었다"면서 "하물며 전처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에게 까지 욕설과 듣기조차 거북한 말들을 계속해서 참을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50대 초반의 B씨 역시 부인의 상습적인 언어폭력에 시달리다 여성핫라인을 찾았다. 그는 "건강상의 이유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1여년전부터 아내에게 시달리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욕설과 고성을 지르는 등 언어폭력에서 시작된 것이 나중에는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부수는 등 물리적인 폭력 성향으로 변해 가는데 놀라 신고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B씨 역시 "남자가 당하고 어떻게 사느냐는 주변의 시선이 부담이 되어 참았지만 그 정도가 심해져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흔히 한인사회에서 ‘가정폭력’하면 남편이 아내에게 휘두르는 폭력만이 부각되고 있지만 이처럼 부인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학대를 당해 상담기관을 찾거나 사법기관의 문을 두드리는 한인 남성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핫라인의 김은진 미디어 담당자는 "가정폭력의 가해자는 남편이라는 공식이 최근들어 깨어진 것 같다. 학대받는 남편들의 상담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사회적 관심이나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이 없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전하면서 "주로 노년세대를 살아가며 실직이나 퇴직 후 경제력 상실과 더불어 가정내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남편에 대한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가정폭력 상담사례중 5%정도는 남편이 피해자인 사례이며 가해자인 부인 대부분이 직·간접적인 폭력을 오랫동안 행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인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신고를 꺼리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김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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