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6세 윤광수옹 미국 시민권시험 합격 노익장 과시
1916년 3월 23일생으로 올해로 만 95세를 맞은 초로의 한인 노인이 미국 시민권 취득시험에 당당히 합격, 귀감이 되고 있다.
윤광수옹(사진)은 지난 19일 시카고 다운타운 이민국에서 시민권 취득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선서를 하고 공식적으로 미 시민권자가 됐다. 젊은 시절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유명한 재단사로 활약했던 윤옹은 지난 1982년 다운타운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여동생의 초청으로 시카고 땅을 밟았다. 이후 91세가 되던 지난 2006년까지 수선업무를 도우며 현역으로 일했던 윤옹은 은퇴 후 소일거리를 하며 지내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아들내외를 초청하기로 마음먹고 최근에서야 시민권 취득을 위한 공부에 전념했다. 1년간 인터뷰 시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18일 시험을 치른 뒤 선서를 통해 시민권을 손에 쥐게 된 윤옹은 한울종합복지관의 시민권 신청 지원프로그램 담당자의 도움으로 계속해서 기출 문제를 암기하고 모의 인터뷰 테스트를 치르는 등 남다른 열의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피터슨팍 요양원에서 거주하고 있는 윤옹은 "너무 기쁘다. 이제 미국민이 되었다. 투표도 할 수 있겠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귀가 조금 어둡고 걸음이 불편한 것 외에는 건강에 문제가 없는 그는 "시민권 시험 기출문제와 답안을 열심히 암기했다. 1년을 공부하니 초대 대통령이 누군지, 독립기념일이 언제인지 묻는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 시험을 치르러 갔다"면서 "나도 하는데 70~80먹은 노인들이 못한다고 하면 게으르다는 핑계일 뿐이다. 노력이 부족한 것이 문제지"라고 말했다. 윤옹은 "나이가 많다고 자책하지 말고 외우고 또 외우다 보면 못할 것도 없다. 정 하다가 안되면 나에게 오면 시험치르는 방법과 합격하는 방법을 다 가르쳐 주겠다"며 큰 소리로 웃었다.
윤옹의 시민권 시험 취득을 옆에서 도운 한울의 정상선 시민권 담당자는 "윤할아버지의 열의가 대단했다. 시민권 시험에 합격하시고 너무나 좋아하시는 모습에 함께 기뻐했다"면서 "시험 당시 한국말로 대답하시지만 또박또박하게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대답을 하셔서 심사관이 오히려 더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한인 연장자들이 시민권 시험 공부가 어려워서 도전을 꺼린다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윤 할아버지의 케이스를 보고 도전의식을 새롭게 다지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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