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률이 20% 미만인 대학, 즉 많은 한인 학생들이 소원하는 명문대에는 보이지 않는 유리장벽이 놓여 있다. “아시안 지원자에 비해 백인은 3배, 히스패닉은 6배, 흑인은 15배 들어갈 확률이 높다”라고 프린스턴 사회학자 토마스 에스펜쉐이드는 강조하고, “1920~40년대에 하버드, 프린스턴을 포함한 명문대에서 유대인 학생 쿼터를 정한 것처럼 요즘은 아시안 학생 몫을 20% 안팎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편집자 대니얼 골든이 밝힌 것처럼 말이다. 실례로 하버드의 아시안 신입생 비율이 2년 전 19.1%에서 올해는 17.8%로 줄어들었다.
차라리 입시제도가 약육강식, 승자독식을 유도하는 성적위주 무한 경쟁이라면 한인학생이 점유하는 확률이 높아지겠지만, 인종ㆍ지역ㆍ소득 분포 등 컨트롤할 수 없는 요소가 버티고, 에세이 한 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탈락시키는 주관적 입학사정 제도 앞에서는 유리장벽을 깰 수 없다.
그렇다고 전략 없이 접근하는 것은 준비 없이 에베레스트에 등정하려는 것과 같다. 이럴 때 도움 되는 처방전은 없을까. 메이지 대학 교수 사이토 다카시는 ‘명화를 결정짓는 다섯 가지 힘’에서 평작과 걸작의 차이는 1%라고 못 박고 그것을 가르는 다섯 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작은 거울 속에 드러난 남녀의 뒷모습과 화가 자신의 형상까지 세밀하게 묘사한 에이크의 그림을 표현력의 극치라고 소개하고, 누구도 흉내 내거나 침범할 수 없는 자신만의 영역과 고유양식을 지닌 화가로서 고흐ㆍ세잔ㆍ샤갈ㆍ피카소 등을 뽑았다.
현대인의 존재적 불안감을 표현한 뭉크를 주변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확고한 세계관을 고집한 화가로, 늘어진 시계를 그려 추상표현에 앞장 선 달리를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괴짜로 명명했다. 그리고 연인의 초상화 그리기에 평생을 바친 모딜리아니, 점을 찍어 표현한 쇠라를 오직 한 가지에 몰입하는 장인정신을 가진 화가로 손꼽았다.
학생들도 다카시의 통찰력을 빌어, 에세이를 통한 명쾌한 표현력, 남들이 걷지 않는 길을 택하는 스타일, 대학진학의 뚜렷한 이유를 담은 세계관, 결단과 혁신을 포함한 아이디어, 한 가지 교내외 활동에 올인해 장인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길을 모색한다면 걸작 지원자가 될 것이다.
공부를 잘하고 좋은 점수를 받는 학업관리는 전략이 아니다. 합격률이 한자리로 내려앉은 대학에서는 공부로 다른 지원자보다 자신을 더 우수하게 만드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또한 훌륭한 성취를 이루었다고 해서 경쟁에서 앞서는 것도 아니다. 그것의 가치와 기여도가 무엇인지를 입학 사정관에게 설득력있게 전달함으로써 기꺼이 반기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전략이다.
한마디로 비슷한 공부와 교내외 활동을 하더라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하는, 즉 차별화에 주력하는 포지셔닝이 필요하다. 잔인성이라는 부정적 개념이 내포되어 있는 경쟁, 피하고 싶지만 인간이 숨 쉬는 동안은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부딪혀야 한다. 유리장벽의 존재를 파악했다면 더더욱 그렇다.
대니얼 홍
교육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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