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테러 위협 계속될 듯..알-카에다 와해 가능성 희박`
9.11 테러의 배후인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파키스탄에서 2일(현지시각) 미군 특수부대에 사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죽음이 국제사회와 대(對)테러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절대적 지도자를 잃은 알-카에다가 조직을 계속 유지하며 테러공격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국제사회의 주된 관심사다.
일단 미국 정부와 각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알-카에다의 테러 위협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휴일인 1일(현지시간) 생중계된 심야 특별성명을 통해 빈 라덴의 사망 사실을 전하면서 "알-카에다가 계속 우리를 향한 공격을 시도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알-카에다가 지도자 사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당분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테러공격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미 국무부는 이날 빈 라덴의 사망을 공식 발표하기에 앞서 전세계 미국인들을 겨냥한 반미 폭력사태에 대비해 여행경보를 발령했고 해외 공관에도 경계 강화를 지시했다.
알-카에다는 9.11 테러 이후 수년째 미국 본토를 겨냥한 테러 공격 기회를 노렸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한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알-카에다가 내부적으로도 큰 압력에 시달리면서 조직원의 결속력이 점점 약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동안 알-카에다는 미군 무인정찰기 공습에 고위급 간부들을 여러 명 잃었고 각국이 테러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면서 활동에 제약도 심해지는 등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국방ㆍ안보연구기관인 랜드(RAND)연구소의 세스 존스 수석 연구원은 "그렇다고 그들이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을 끝낼 것이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라고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존스는 9.11 테러 이후 알-카에다 지원자가 급증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알-카에다가 지지 세력인 극단주의자들을 결집하고 조직이 약화됐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조직원 모집에 혈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알-카에다는 절박하게 조직원 모집에 사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한 가지 방법은 (테러)공격을 감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빈 라덴의 죽음이 향후 테러리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집중 보도한 아랍권 언론도 알-카에다의 테러 위협은 오히려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위성 보도채널 알-자지라는 미 군사 전문가 마크 키미트의 말을 인용 "빈 라덴은 알-카에다의 상징이었지만 분명 알-카에다 조직은 빈 라덴 개인 이상의 조직"이라며 "알-카에다의 위협은 상존하고 있으며 앞으로 몇 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위성 보도채널 알-아라비야도 알-카에다의 추종 자생조직들이 이미 전 세계에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빈 라덴의 사망이 새로운 테러를 촉발할 우려가 있다고 경계했다.
알-카에다의 상징이었던 빈 라덴의 빈자리를 누가 차지할지에도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60)가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빈 라덴이 알-카에다의 상징적 존재였다면 자와히리는 각종 테러를 지휘하며 사실상 실질적 지도자 역할을 해온 인물인 만큼 그를 유력한 후보로 점치고 있다.
미 정보당국은 자와히리가 분열을 조장하는 인물로, 빈 라덴 같은 카리스마를 갖추지 못했다며 알-카에다가 한동안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한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헤즈브-에-이슬라미(HeI) 조직원이었던 카리부트 우스타드 사이드는 "알-카에다는 이제 세계적인 조직으로 확대됐고 빈 라덴을 넘어서는 조직으로 성장했다"며 알-카에다의 와해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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