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 이사람 - 가디나극장 매물 내놓은 김수웅 사장
가디나 극장의 김수웅 사장은 은퇴하기 위해 36년 동안 운영해 왔던 극장을 매각키로 했다고 말했다.
“히스패닉 관객 몰렸던 1970-80년대 전성기 350만달러에 매각키로”
“애지중지하며 키웠던 딸을 시집보내는 기분입니다.”
가디나극장(14948 Crenshaw Bl.)을 소유하고 있는 한인 김수웅 사장은 극장을 매각키로 결심한 것을 이렇게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극장은 1971년 지갑에 200달러만을 넣고 미국에 이민 왔던 김 사장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36년 동안 운영해 왔던 사업체임을 감안할 때 그의 감정은 십분 이해가 된다.
가디나극장이 부동산 시장에 건물을 포함, 350만달러(비즈니스만은 79만8,000달러)에 매물로 나왔다. 800석 규모의 극장은 70~80년대 엄청난 성공가도를 달렸던 단독 영화 상영관이다.
김 사장은 최근 극장을 매각할 지 혹은 계속 운영할지를 놓고 장고를 거듭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의 추는 매각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결정적인 이유는 올해 70세가 넘은 나이를 고려, 사업의 세계에서 물러나야 할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남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전력에 근무했던 김 사장은 미국에 정착, 제약회사 및 영화관 등에서 일했으며 샌버나디노카운티 콜턴에서 마켓을 운영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마켓 운영은 적성에 맞지 않아 영 재미가 없었다”며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기 위해 마켓 운영을 접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김 사장은 1976년 극장을 매입했다. 경쟁이 없는 사업체를 고르던 중에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업체였다. 김 사장은 “멕시코 영화를 전문으로 상영했던 80년대에는 상영 때 마다 관람객들이 통로에 앉아 영화를 볼 정도로 많아, 정말로 많은 돈을 벌기도 했다”며 껄껄 웃었다.
김 사장은 극장 운영의 성공은 어떤 영화를 상영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그는 “새 영화를 상영할 때 마다 얼마나 많은 관람객이 찾아올까 묘한 기대감이 생겨난다”며 “가디나극장은 지금까지 줄곧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상영했다”고 말했다.
1947년에 지어진 가디나극장은 요즘 코너에 몰린 것도 사실이다. 스크린이 여러 개인 복합극장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입체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김 사장은 “입체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기 위해 16만~20만달러를 투자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있지만 극장을 팔기로 마음먹은 관계로 이를 주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다시 사업의 세계에 뛰어든다면 또 다시 극장을 운영할 것”이라며 “극장을 매입할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입체 영화 상영 시스템을 갖추고 극장 운영을 지속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극장은 종교영화 전문 상영관 등 여러 방면으로 활용도가 높은 편으로 김 사장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딸과 같은 극장을 한인이 매입했으면 하는 희망을 피력했다.
국제무술연맹 고문역을 맡고 있는 김 사장은 긴 이민생활과 그 속에서 깨달은 정신세계와 물질세계의 관계, 인간 운명의 변화 원리를 담은 책 ‘제 5의 힘’을 내기도 했다. 그가 극장을 매각한 후 전념할 연구 분야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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