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전문가인양 한 마디씩 거들 수 있는 나만의 비법을 가지고 있고,기억 한 켠에 자리 잡은 옛 추억과는 단짝처럼 얽혀 웃음 짓게 만들어주는 정겨운 음식 떡볶이. 뜨겁고 쫀득한 떡에 매콤달콤 고추장 소스가
매끈하게 덮여 오감을 만족시켜 주니, 먹을 때마다 누가 이런 신통방통한 음식을 개발했을까 싶어 고마운 생각이 든다.
쉬고 싶은 주말, 깊어가는 여름날 밤,떡볶이 만들어줄까? 소리가 남편에게는
그 어떤 사랑의 언어보다도 감미롭다니, 부글부글 끓여 냄비 째 놓고 둘러앉아 뜨겁고 매운 떡볶이 함께 먹으면 ‘인생 뭐 별거 있나, 이게 행복이지’ 싶은 생각까지 들 정도니 떡볶이가 뭐가 있긴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결혼 10년에 접어드는 기자도 똑떨어지게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기는 힘이 든다. 곧잘 만들기는 하는데 뭔가 항상 아쉽다. 남편도 100% 만족하는 눈치는 아니다. 부엌에 한 번 들어오지 않는 사람이 떡볶이 만큼은 용감히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데, 파는 송송 썰어 마지막에 뿌리기만 해라,
어묵을 바꿔 보아라, 채소를 많이 넣지 마라, 혹시 고춧가루가 바뀌었는지? 등 자존심이 조금 상하려던 순간 ‘그래 이 참에 떡볶이 여왕 한 번 되어보자’고 마음먹고 한인타운에서 맛있다고 소문 난 떡볶이를 찾아 나섰다.
처음에는 프로들에게 그들만의 비법을 듣고, 맛있는 떡볶이를 찾아내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취재 결과 마음에 남은 것은 조금 달랐다.똑같은 떡볶이지만 집집마다 떡볶이들은 각자 그 집 주인을 쏙 빼닮아 개성이 넘쳤고, 그만큼 각양각색의 맛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래서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나도 내 떡볶이에 자신감을 가지면 되겠네’.
하지만 내 떡볶이를 업그레이드 시킬 만한 비법만큼은 제대로 들고 왔다.
맛있는 떡볶이 여정, 함께 떠나보자.
■떡볶이의 역사
우리나라 농경사회가 쌀을 생산하면서 이를 이용해 삼국 시대부터 떡을 만들어 먹었다는 사실을 미루어볼 때 이때 쯤인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만든 궁중 떡볶이는 매운 고추가 없던 시절 맛있는 간장만으로 양념을 하고 각종 나물과 쇠고기를 넣어 천천히 끓여 만들어 떡찜으로 불렸다고 한다.
오늘날까지도 장맛이 좋은 가문으로 불리는 파평 윤씨 종가에서 처음 간장과 떡으로 요리해 진상했다는 설도 있다. 고추장 양념의 매운 떡볶이는 1950년대 정도에 나온 것으로 그리 역사가 오래 되지 않았다. 떡볶이의 대명사 신당동 떡볶이는 마복림 할머니가 중국집에서 자장면에 실수로 떡을 빠뜨린 것을 건져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 탄생했다고 한다.
‘감’식당의 ‘오리지널 떡볶이’.
‘꽁지네’의 ‘꽁지 떡복이’.
글 ·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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