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병명 탓인지 ‘관절염’을 관절에 염증이 생긴 병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또 염증이라 하면 고름이 찬 염증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다 보니 염증만 없애면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완치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은 염증이나 통증은 하나의 현상일 뿐 그 자체가 질병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또 붓고 열이 나고 아파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우리 몸이 관절의 손상을 알아차리고 자가 치료 시스템을 가동시켜 나타난 결과라는 점이다.

즉, 관절과 그 부속기관들이 손상을 입었을 때 몸은 치유하기 위해 손상부위에 다른 곳보다 더 많은 양의 혈액을 보내게 된다. 이렇게 혈류량이 증가하게 되면 손상부위의 온도가 올라가고 부어오르는 것이다. 또한 혈액 내 면역세포가 많아져 손상부위를 치료하고 건강해지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듯 염증이나 통증은 당장 괴롭기는 해도 몸이 스스로 치유하는 유익한 과정이므로 없애야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도와줘야 할 대상인 것이다. 그렇다면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치료는 증상이 아닌 손상 원인의 근본치유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기를 예로 들어보자. 감기의 대표적인 증상은 열, 콧물, 재채기 등이다. 재채기나 콧물은 귀찮기는 해도 몸 안에 침입한 감기 바이러스를 밖으로 보내려는 방어기제다. 또 열이 나는 것은 몸 안의 면역체가 감기 바이러스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는 증거다.

재채기가 나고 콧물이 흐르면 약을 먹는데 이것은 감기를 근본적으로 낫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재채기나 콧물을 멈추게 하기 위한 약이다. 사실 감기를 낫게 하려면 몸의 방어 시스템이 감기 바이러스 제압에 전력투구할 수 있도록 잘 먹고 푹 쉬는 길뿐이다.

관절 질환도 마찬가지다. 붓고 열나고 아픈 현상은 그 자체로 심각해 보이지만 실은 면역 시스템의 치유과정이다. 관절 질환의 치료는 이 같은 면역 시스템이 치유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단순히 무릎이 아프면 관절염으로 치부하여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통증으로 보일 수는 있으나 연골이 닳아서 생기는 퇴행성관절염, 반월상연골이 찢어져 생기는 반월상연골 손상, 무릎 연골이 약해서 생기는 슬개골연골 연화증, 인대의 파손으로 생기는 슬관절인대 손상, 무릎이 붓고 열이 나는 무릎점액낭염 등 그 종류는 다양하며, 정확한 진단과 이학적인 검사로 진단하여 본인의 몸에 맞는 치료 플랜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본원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노인성 퇴행성관절염에 대한 양한방 통합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우수한 한방치료와 양방 재활전문의의 비스테로이드성 hyalgen injection을 통해 효과적인 통증관리를 시행하고 있으며 예방 의학적인 차원에서의 물리치료도 진행하고 있다.

‘나으려고 아프다’는 옛말에도 있지 않은가? 괴로운 증상을 당장 없애는 일은 쉽지만 증상이 없어졌다고 해서 질병이 근본적으로 나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증상 가운데에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치유에 유익한 증상 혹은 꼭 필요한 증상들도 있으므로 함부로 없애는 것은 적절치 않다. 질병의 근본 원인을 치유하면 증상은 저절로 사라지게 마련이다. 조급하게 증상을 없애려고만 하지 말고 근본 원인을 찾아 올바르게 치료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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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 화
<자생한방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