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인상 깊은 박람회를 다녀왔다. 메릴랜드 게이더스버그에 위치한 교회 사역 박람회였다. 내가 아는 박람회는 생산물의 개량 발전 및 산업의 진흥을 꾀하기 위하여 농업, 공업 등의 물품을 홍보 전시하거나 판매하는 모임으로 산업박람회, 농업박람회, 무역박람회, 최근 들어 와서는 취업박람회라는 말은 들어 봤어도 `사역박람회’라는 말은 생소했다. 사순절에 교회에서 무슨 박람회일가 하여 의아했다.
그런데 이 교회에서는 벌써 여러 차례 사역박람회를 개최하였다고 한다. 예배 후에 성황을 이룬 박람회장에는 다양한 품목(?)이 나왔다. 품목이란 다름이 아니라 교회 각 부서활동 사항이었다. 장애우부, 예배부, 묘지관리부, 물품관리부, 친교, 체육부, 테잎, 미화부, 차량관리, 운행부, 회보, 미디아부, 전도부, 성경읽기, 바나바, 성가대, 찬양팀 등 30여 가지가 넘는 부서에서 그간 활동한 화보와 인쇄물은 물론 먹거리까지 내놓았다.
부장과 부원이 다정한 소리로 홍보하면서 함께 사역하자고 요청하며 서명을 받았다. 이렇게 많은 부서가 교회에 있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교인들도 놀라며 서둘러 앞 다투어 서명하며 마음 뿌듯해 하는 눈치였다.
요즘 들어 규모가 조금은 큰 교회에서 놓치기 쉬운 허점이 주일이면 바쁘게 밀려와 예배드리고 그저 밀려서 돌아가므로 봉사생활과 헌신생활이 결여되어 신앙과 생활에 불균형을 가져 오기 쉽다.
또 대부분의 교회는 연 초가 되면 몇 개의 부서를 제시하고 교인들이 원하는 부서를 적어 내게 한다. 일하는데 한 곳으로 몰리거나 반응이 없으면 목회자가 아예 부서에 임의로 배정하여 놓고 일을 하자고 한다. 그러자니 순종하는 교인도 있기는 하지만 혹여는 맞지 않는 부서에 넣어 놓았다고 다른 부서로 옮겨 달라느니 하며 이래저래 말썽도 일고 불평도 있는 게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이 교회에서는 사순절을 맞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구원의 은혜를 깨닫고 감사하여 기도하며 금식도 하며 경건하게 생활하면서 “이제 남은 생애는 나도 헌신과 봉사의 삶을 살아야지” 하며 다짐하는 고난주일에 사역 박람회를 개최하여 구체적으로 헌신하고 봉사할 기회를 제공하여 주는 지도자의 아이디어에 치하를 보내고 싶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은사를 주셨다. 각기 다른 은사를 주셨다. 혹은 사도로 혹은 선지자로 혹은 복음전하는 자로 혹은 목사와 교사로 부르셨다. 그러니 나에게 주신 은사가 무엇인지 발견하고 개발하여 이제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아 드려야 하겠다. G. 베르나느스는 “신도들이 믿음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저들이 믿음으로 산다는 의미가 어떤 생활인지를 바로 배우지 못했을 뿐이다”라고 했는데 충고를 귀담아 들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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