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시카고에서 열린 제24대 미주 한인회 총연합회 회장 선거 당시 우편 투표 부정이 있었다며 소송 의사까지 밝힌 유진철 후보 측은 이번에는 김재권 당선자가 선거 부정을 덮자며 15만 달러를 건넸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나온 정황으로 보면 김 당선자가 돈을 준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단지 김 당선자 측은 이것이 위로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유 후보 측은 무마용이라고 맞서고 있다. 미주 총연 선관위 측이 이에 관련 조사에 들어갔으니 머지않아 진상이 밝혀지겠지만 선거에서 이긴 후보가 진 후보에게 위로비를 줬다는 이야기는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우편 투표 부정 여부는 별개 문제로 하고 김 당선자의 양식이 의심스런 대목이다.
미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추태로는 부족했는지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한인 회장 대회에 참석한 미주 한인 총연 소속 회원 70여명이 좌석 배정에 불만을 표시하며 행사 중간 퇴장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14일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헤드테이블에 남문기 미주 총연 회장 자리가 마련되지 않았다며 이는 미주 동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하며 일제히 자리를 떴다.
이번 행사의 자리 배정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 소외 지역 한인회장들을 배려하기 위해 기존 관행을 깨고 마련됐다 한다. 미주는 해외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다. 섭섭한 마음이 있었더라도 이는 나중에 조용히 해결할 일이지 잔치 분위기를 깨는 것은 미주 한인 대표가 취할 금도는 아닌 것 같다.
헤드테이블에 앉고자 하는 인간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었는지 예수도 사람들이 헤드테이블에 몰리는 모습을 보고 잔치 집에 가면 상석이 아니라 말석에 앉으라고 가르쳤다. 그러면 주인이 먼저 알아보고 상석으로 옮겨줄 것이란 말이다. “높이려는 자는 낮아지고 낮추려는 자는 높아질 것”이란 진리는 누구나 가슴에 새겨둘 필요가 있다.
지난 번 LA 한인회의 분열과 이번 미주 총연의 잇단 잡음, 파행이 한국에 알려지면서 미주 한인들의 위상은 나날이 추락하고 있다. 이런 단체의 대표들이 과연 한국 정치인들을 만나 미주 동포를 제대로 대접하라고 말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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