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실씨 첫 시집‘도요 속 영혼의 미로’펴내
2400F 백열 가마 속에
내 혼을 태운다
불혀가 검은 연기를 삼키며 낼름대는
신들린 살풀이
고집스럽게 일렁이는 화신
내 정기를 송두리째 삼킨다
삼단 같던 머리
버들가지처럼 풀어 제치고
한 맺힌 응어리로 도려낸다
삭으러진
싸늘한 도요의
산통의 까만 자궁이
숱한 옥동자를 낳는다.
(김영실 시‘도자기 가마’ 전문)
지난 가을 고희(古稀)를 넘긴 나이에 조선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해 화제가 됐던 도예가 김영실씨(훼어팩스 거주, 사진)가 첫 시집 ‘도요(陶窯) 속 영혼의 미로’를 펴냈다.
영혼의 미로, 물레질, 풍선이 터질 때까지 등으로 구분된 시집은 별이 되리, 내 영혼에 초가집을 지으리, 한 줌 흙으로, 꽃과의 대화 등 지난 2년간 창작한 총 80여편의 시로 꾸며져 있다.
김 씨는 “해맑게 핀 5월의 모란꽃 꿀을 찾아 누비는 한 마리 호랑나비 되어 글밭에 앉았다. 혼을 태우는 도요와 흙을 빚으면서도 문학에 대한 미련은 잊지 못할 첫사랑처럼 지울 수 없었다”며 “앞으로 삶과 예술을 시에 녹여내는 작품세계를 가꾸고 싶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 출신인 김 씨는 서울 신광여고 졸업 후 서울여대를 거쳐 62년 영국 카틴카 패션 디자인 스쿨에서 수학한 후 64년 도미, 노스캐롤라이나 펜랜드 공예학교, DC 코코란 미술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했다.
2년 전부터 김 씨의 본격적인 문학수업을 지도해 온 이경주 시인은 “시집에는 도요 속에서 연마한 알토란 도자기 같은 시가 글쓴이의 혼과 함께 춤추고 있다. 시 속에 인생, 사랑, 그리움, 눈물과 슬픔, 철학이 있다”고 평했다.
출판기념회는 오는 10월 맥클린 소재 성 프란시스 한인 성공회(최영권 신부)에서 열릴 예정이다.
문의 (703)698-0738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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