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아침 멀리 남아공 더반에서 날아든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소식은 한인사회를 한껏 들뜨게 했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이 하계올림픽과 월드컵에 이어 동계올림픽까지 개최하게 된 것은 한인들에게 무한한 자부심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오래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한인사회에 동계올림픽 개최는 막힌 속을 뻥 뚫어주는 청량제 같은 낭보였다. 곳곳에서 웃음꽃이 피고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기대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경쟁도시들에 비해 평창의 인지도가 떨어져 내심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평창은 보란 듯이 해냈다.
1996년 동계올림픽 유치의 꿈을 꾸기 시작한 후 15년 만에 마침내 그 꿈을 이룬 평창은 한인사회에도 격려와 교훈을 던져준다. 평창이 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들었을 때 쏟아진 것은 냉소였다. 내국인들조차 잘 모르는 인구 4만5,000의 작은 마을이 올림픽을 개최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부정적인 시선이었다. 이런 회의적 견해를 입증이라도 하듯 평창은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에 굴복하지 않고 또 다시 4년의 세월을 기다리며 차분히 준비한 끝에 쾌거를 이뤄냈다.
평창 성공의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또 하나의 힘은 신뢰였다. 평창은 유치와 상관없이 동계올림픽 불모 국가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올림픽위원회에 했으며 이를 묵묵히 실천했다.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는 거국적인 노력의 결과이지만 평창이 오래 쌓아 온 신뢰가 거둔 결실이기도 하다.
낯선 땅에서 꾸려가야 하는 이민생활은 한층 더 많은 인내와 땀을 요구한다. 너무 힘들어 쓰러지고 싶을 때도 포기하지 않는 정신없이는 이민의 뿌리를 깊이 내리기 힘들다. 평창은 자기 확신과 신뢰가 얼마나 무한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확실히 보여줬다. 그런 점에서 ‘평창 스피릿’은 이민의 정신으로 삼을 만하다.
올림픽 유치가 안겨준 흥분은 점차 식어가겠지만 평창이 보여준 불굴의 정신은 오래 기억해야 한다. 그것은 이민생활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겠다는 각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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